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농산 매장에서 바나나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농산 매장에서 바나나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대형마트 3사가 정부 기조에 맞춰 치솟는 과일값을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3사 모두 수입과일 양을 대폭 늘려 과일 수요를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대대적으로 과일 물가 안정화에 돌입한다. 정부의 농산물할인쿠폰(농할) 지원 및 품목별 납품단가 지원에 자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놨다.

◇‘관세 인하’ 수입과일 물량 대폭 확대

대형마트가 내놓은 전략은 바로 수입과일 물량 확대다. 체리, 키위, 망고스틴 등 수입과일 가격을 인하하고, 공급을 늘리면서 과일 수요 분산을 시키기로 했다.

이는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정부는 앞서 기존 24종이었던 관세 인하 품목에 수입과일인 체리, 키위, 망고스틴 등을 추가했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동안 할당 물량을 기준으로 수입품의 관세율을 낮춰주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수입과일과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1단계로 수입과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오렌지의 경우 10%, 나머지 수입 과일 5종에 대해선 관세율 0%를 적용하기로 했다.

수입과일 품목 관세 인하 및 물량 확대 정책에 따라 대형마트 역시 자체적으로 수입과일 물량을 마련했다.

이마트의 오렌지 진열 모습. [사진=이마트]
이마트의 오렌지 진열 모습.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올해 1월 1일부터 3월까지 수입과일 매출 1, 2위 품목인 바나나와 오렌지를 정상가에서 추가 20% 인하한 데 이어 파인애플, 망고, 망고스틴 등 수입과일도 최대 20% 할인했다. 

이마트는 “수입과일 가격 할인을 진행하는 이유는 시세가 많이 오른 국산과일의 대체품인 수입과일의 가격을 안정화함으로써 과일 수요를 분산, 과일 전체에 가격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수입과일인 체리와 망고스틴 물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4월에는 무관세인 뉴질랜드 키위도 본격적으로 수입해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직수입 물량을 확대해 마진을 줄이면서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대량으로 사들이되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싸게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에서 수입한 바나나는 필리핀산 바나나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수입 바나나의 인기도 좋아 내달부터 이 물량을 더 늘리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썬키스트 측과의 협의를 통해 오렌지 원물을 늘리고 과일 수입국을 다변화해 수입과일 품목을 강화하기로 했다. 망고스틴 도입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며 체리, 키위도 추가 물량을 확보 중이다.

◇발빠른 물량확보, 산지 다변화로 가격 안정화

대형마트는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 지원을 활용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중간 유통 과정을 줄이는 등 시스템을 개선한다.

이마트는 정부의 농산물 품목별 납품단가 지원, 수입과일 할당관세 적용 확대 등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물론, 자체 마진 할인, 대량 매입, 후레쉬센터 저장 등 자체적인 가격 안정화 방안도 실행 중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월 오렌지 할당관세 조기 인하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발빠르게 미국으로 건너가 당초보다 50% 더 물량을 확보했다. 이후 지속 최저가로 판매해, 2월 한달간 500톤이 넘는 오렌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관세 인하 품목으로 지정된 키위와 체리 역시 곧 시즌이 시작되기에 사전에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 할인 행사를 진행해 과일 가격 안정화에 앞장서 고객들의 과일 구매 부담을 완화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안명진 과일 팀장은 "고물가 속에서 과일에 대한 물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과일 행사를 진행하는 등 고객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물가 안정 행사를 기획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모델이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연중 전개하고 있는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와 ‘홈플러스 창립 단독 슈퍼세일 멤버특가 위크’ 마지막 주차 행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모델이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연중 전개하고 있는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와 ‘홈플러스 창립 단독 슈퍼세일 멤버특가 위크’ 마지막 주차 행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산지 다변화와 직소싱을 활용해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입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산 바나나가 직소싱을 활용해 연중 저가에 판매중인 대표적 제품이다. 롯데마트는 바나나 산지가 필리핀에 집중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분산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바나나를 선보이고자 2020년부터 베트남 바나나 직소싱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존 산지 외에 페루산 냉동 블루베리를 새롭게 도입해 미국산 냉동 블루베리보다 약 20%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김시은 롯데마트 과일팀MD(상품기획자)는 “최근 급등한 과일 가격으로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드리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신선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대형마트의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과일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수입과일 매출 상승세 “사과 등 수요 분산 여부가 관건”

정부 정책과 대형마트 전략에 힘입어 수입과일 매출은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2월 오렌지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9%, 202% 늘어났고, 체리 역시 3월에 512% 매출이 급등하는 등 수입과일 매출이 상승세를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수입과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2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망고는 55%, 바나나는 17.7%, 파인애플은 25.9%가량 매출이 증가했으며, 오렌지는 142% 고신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관건은 수입과일이 최근 가격이 폭등한 사과 등 과일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과일 물량을 확대하고 가격 인하를 통해 과일 수요를 분산시켜 전체적인 과일 가격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가격이 폭등한 사과 등의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수요 분산으로 인한 가격 안정화가 가급적 빨리 이뤄져야 한다. 수요 분산 효과가 사라지면 고가 과일에 대한 수요는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때에도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실패한 전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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