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에 나서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에 나서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과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지난해 막대한 실적 악화에 직면했던 삼성전자의 배당정책과 최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앞서 지급된 배당을 비롯해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된 데 따른 불만을 비롯해 향후 M&A 전략 등을 포함한 향후 삼성전자의 대책을 촉구하는 요청도 빗발쳤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회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제55기 기준 영업보고서 및 감사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하는 자리를 가졌다.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6건의 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다.

이번 주총 의장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경영 여건이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 투자 등을 강화해 앞으로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브랜드가치 914억 달러를 평가받아 글로벌 탑 5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노력과 성과에 대해 계속해서 주주들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등 새로운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 대응함으로써 성장을 도모하겠다”며 “기존사업 경쟁력을 지속해 강화하는 한편, AI 고객경험 ESG 측면을 더욱 강화하겠다. 또한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배당 지급 계획을 유지해 이행할 계획으로, 앞서 지급된 1083원 외에 현금 배당으로 보통주 361원, 우선주 362원 기말 배당금 지급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연간 배당은 총 9조8000억원 규모가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배당 기준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지난해 당기순익의 35% 수준으로 추산된다.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배당 기준과 지난해 실적 저조, 지지부진한 주가 추세 등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주는 “지난해에도 실적 문제로 주주환원 규모의 만족도가 낮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배당 규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또 다른 주주는 “모든 배당 기준이 전부 작년과 같다. 더 생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주는 “최근 경쟁사들의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하는 중”이라며 “이런 원인은 사업경쟁력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닌가. HBM 등 향후 성장이 유망한 분야에 대한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전략 및 시장 대응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주주 A씨는 “지난해 말 다소 급격한 재고 처리로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의 영향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보이지 않는 손실이나 다름 없다”며 “삼성전자가 HBM을 먼저 개발했음에도 2019년 관련 팀을 해체하면서 기회를 놓치는 등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인사이트와 청사진을 갖고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 현장 전경.
주주총회 현장 전경.

각 의안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응답 이후 이뤄진 표결에서는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41억5897만8735주가 참여한 가운데 모든 의안이 최저 87.51%, 최고 99.82%의 찬성률로 원안 가결됐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전례없는 메모리 시장의 업황 악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면해 경영여건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인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 등을 이어 나가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주가치 재고 방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며 “메모리 시장의 성장 등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루고 주주가치 극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표결 이후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DX‧DS부문의 경영현황 및 2024년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주요 경영진뜰도 주주들과 만나며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전략 등 다양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등 주주와의 소통에 나섰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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