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AI기능을 탑재한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각사]
LG전자와 삼성전자가 AI기능을 탑재한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AI 기능을 담은 첨단 세탁건조기를 출시한 가운데 양사가 약 290만원대의 가격차로 마케팅 전략을 달리하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시장의 선제 공략에 나서는 한편, 향후 일반형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타기팅에 나서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 모두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세탁건조기에 AI를 적용, 기존 히터방식에서 고효율 히트펌프를 활용한 점이 특징인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이 격돌한다. 가전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제품은 있었지만 히터 방식의 건조 방식을 채택해 부족한 건조 성능으로 옷감을 해치는 등의 산재한 문제점이 많았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들은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으로 옷감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따로 설치하거나 수직으로 세워 두는 워시타워 형식보다 설치공간을 효율화하고 LG 씽큐앱이나 삼성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타 기기와의 연결이나 편의 기능을 갖췄다.   

먼저 LG전자는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한 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제품을 ‘국내 최초’ 출시하며, 일반형 제품은 4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최대 건조 용량’의 일반형 제품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했다. 

고가 프리미엄 전략에 나선 것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로 출고가는 690만원이다. 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 라인에 포함돼 있다. 보급형 라인의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4월 나온다.  

워시콤보 역시 2시간 안에 세척 및 건조가 가능하며 역시 인터버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됐다. 최대 60%의 에너지 절감 기능과 AI기능을 적용한 센서 등 기술이 고도화된 제품이다.      

미국에서 이미 출시된 워시콤보의 가격은 3000불(약 400만원) 가량이다. 삼성전자의 제품인 비스포크 AI콤보의 출고가가 399만9000원인 것을 감안할 때 가격대는 유사한 수준으로 경쟁이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왼쪽부터)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모습. [사진=각사]
(왼쪽부터)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모습. [사진=각사]

AI 세탁건조기 출시는 LG전자가 다소 빨랐다. LG전자는 지난 22일부터 전국 99개 매장에서 LG시그니처 세탁건조기 판매에 돌입했다.  시작 버튼 하나로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도 건조까지 마치는 최초 히트펌프 방식의 올인원 세탁기를 내놨다. 국내 처음이다. 

LG는 이를 통해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를 제고’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담았다고 밝혔다. 외출 전에 간편하게 세탁을 시작해두고 귀가 시간에 맞춰 건조가 끝나도록 LG씽큐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도어를 살짝 터치하거나 음성만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다양한 편의기능도 갖췄다. 

“하이엘지, 5시간 후 완료해줘”, “하이 엘지 세탁기 원스탑 세탁해줘”, “세탁기 종료시간 알려줘”와 같은 요구에 따라 움직이며 “오늘의 세탁결과를 알려줘”하고 말하면 음성으로 오염도에 따른 세탁시간을 브리핑한다.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으로 효율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세척용량은 25kg, 건조 용량은 13kg, 활용도가 높은 4kg의 미니워시 기능도 갖췄다. 제품 하단의 미니워시를 통해 섬세한 의류나 기능성 의류, 속옷, 아이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다. 별도의 아기 세탁기를 따로 구입할 필요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DD모터도 갖췄다. 핵심 부품 기술력을 통해 인공지능이 알아서 의류 재질에 따른 최적의 모션을 구현하고 세탁과 건조 예상시간을 빠르게 사용자에 전달한다. 내부 드럼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LG 세탁기만의 모션 세탁과 건조에 나선다. 딥러닝 AI기술은 온디바이스 AI칩이 적용돼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초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고객의 세부화된 수요에 맞춰 (해당 제품을)먼저 출시하게 됐다”며 “일반형 제품을 위한 무대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 잃어버렸던 공간과 시간을 돌려주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고객의 가사 노동 해방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해 24일부터 판매에 나섰다. 차별점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의 올인원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를 이용하면 대형 이불 빨래도 집에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기존 히터 방식에서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기의 성능을 혁신화해 시간을 60%까지 단축하는 등 기능을 단독 건조기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다양한 AI기능도 포함됐다. 

우선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 ‘AI허브’를 통해 타 기기 연동이 용이하다. 기존 화면 대비 면적이 9배나 커진 풀터치 LCD 패널에 컬러 UI가 적용됐다. 이때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다른 가전의 상태도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다. 집안의 공간별 기기 상태와 에너지 사용량도 확인할 수 있다. 

거실의 스마트TV에서 보던 콘텐츠를 이어보고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를 받으며 스포티파이를 실행해 음악을 듣는 등 가사 노동에서 벗어난 엔터테인먼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밖에도 기존 ‘비스포크 그랑데 AI’의 우수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한 AI 진동소음 저감,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에 따라 시간을 조절하는 AI 맞춤코스, AI 세제자동투입 기능 등이다. AI절약모드,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 등도 탑재했다.  

출고가는 399만 9000원으로 삼성닷컴과 온라인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다음달 4일부터 순차 배송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의 경우 건조 용량이 15kg으로 올인원 형태 중 가장 큰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건조기능을 갖는 세탁기는 소비전력이 크고 효율이 낮았기에 적은 빨래 양을 말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히트펌프 기술이 나오며 시장이 대중화되고 하나의 기기로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각 기기의 동일 성능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또 “훨씬 커진 화면과 디스플레이를 통해 세탁기 제어 메뉴를 보는 것 외에도 세탁을 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거나 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는 설치 공간과 에너지, 시간을 모두 줄여주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세탁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 가전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기대를 전하는 동시에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소비자는 “DD모터 등은 이미 세탁기에 적용돼오던 기술이고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은 건조기에 쓰이던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안다”며 “이미 있던 기능을 하나의 기기로 기술이 합쳐져 업그레이드 된 제품 같다. 실제 각각 기능보다 나을지는 써봐야알듯하다”고 기대를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기존 워시타워의 장점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동시에 돌아가 시간 활용이 좋다는 점인데, 해당 세탁건조기는 이 장점을 갖는 동시에 공간 활용도가 높다”며 “빨래를 돌리고 따로 옮기지 않아도 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다른 한 소비자는 “기존의 히터 방식 세탁건조기는 세탁 후에 남은 세제 찌꺼기와 열풍 건조 방식이 만나 악취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개선됐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전했다. 그밖에도 “백색 가전은 항상 엘지를 썼었는데 요즘 LG가전은 가격이 양심이 없는 것 같다. 이번엔 내구성이나 만족도를 따져봐야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가격대 차이를 보이는 AI 세탁건조기 출시를 두고 브랜드 충성 고객 이탈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가격에 차이는 있지만 기능성에 큰 차별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워 소비자들 입장에서 첨단 기술 체감 지수가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한 업계 전문가는 “양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AI 세탁건조기가 어느 한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삼성과 초프리미엄을 내세운 LG가 격돌하는 모습인데 기술력의 명확한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일면 업그레이드 버전에 그친다면 승부처에서 가격이 비교 우위를 점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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