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사옥 전경[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이동통신 3사 5G 속도전이 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통 3사는 각각 ‘우리 5G가 최고’를 외치고 있는데 5G 속도와 품질을 결정할 커버리지(통신가능구역)는 각 사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실상 정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5G 상용화 100일을 채 넘기지도 못한 시점, 5G 사용자 불편해소와 품질향상에 신경을 써야 할 3사가 서로 흠집 내기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날아든다.

26일 SK텔레콤, KT는 일제히 5G 관련 기자 브리핑을 열고 ‘품질에서 우리가 앞서 간다’고 주장했다.

당초 양사 릴레이 브리핑 도화선이 된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3사 5G를 자체 기준으로 비교하고 ‘LG유플러스 5G 속도 1위’ 내용으로 홍보해 SK텔레콤, KT 심기를 건드렸다.

KT 측이 지적한 LG유플러스 홍보문구는 ‘꼴찌의 5G 반란...LG유플이 속도 앞섰다’ ‘서울 5G 속도, LG유플러스가 가장 빨랐다’ ‘서울서 속도 가장 빠른 LG유플러스’ 등이다. 실제 지난 4월 LG유플러스가 강남역 인근에 운영한 ‘일상로 5G길’ 팝업스토어에도 이 회사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압도적’ ‘타사 대비 6배 빠른 속도’ 등 문구를 담은 홍보물을 비치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4월 ‘일상로 5G길’에 비치한 홍보물[사진=송혜리 기자]

이에 KT가 먼저 5G 속도 관련 브리핑을 고지하고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KT 홍보팀장은 “경쟁사에서 공개한 5G 속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브리핑 취지를 밝혔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영인 KT네트워크전략 담당 상무는 “5G 속도관련 팩트체크를 하겠다”며 “LG유플러스가 ‘5G 속도 최고’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그간 LG유플러스가 LG전자 5G 단말인 V50로 측정해 공개한 결과 값, 인터넷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측정해 공개한 결과를 동일한 방법으로 재 측정해 공개하며 LG유플러스 주장에 반박했다.
   
김 상무는 “현재 5G 사용자가 단말 비율은 삼성전자 S10 80%, LG전자 V50 20%수준”이라며 “더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5G 단말기로 속도나 품질을 측정하고, 말하는 것이 공정한 측정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LG유플러스가 지난 24일 공개한 ‘LG유플러스 속도 1위 지역’을 재확인한 결과를 공개하며 “해당 역주변 5G 속도를 측정해 보면 그들이 1위가 아닌 곳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이렇게 금방 탄로 날 것을 가지고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LG유플러스 속도측정에 사용한 벤치비는 고정측정에 유리한 측정법이나, 이동통신은 이동시 품질이 중요한 것”이라며 “이동성을 고려한 드라이빙 테스트 방식이 일반적이면서도 사용패턴을 반영한 정확한 속도 측정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LG유플러스가 측정한 속도 결과는)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영인 KT네트워크전략 담당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이 같은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은 “엔지니어로서 인정할 수 없다”며 “LG유플러스가 주장한 내용의 세부 데이터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류 그룹장은 “5G 품질 측정은 사용자 위치, 측정 방법, 단말 종류, 주변 혼잡도 등 다양한 조건 영향을 받는다”며 서울 건대입구, 광화문, 대전 둔산, 부산 서면 등에서 이동점·고정점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류 그룹장은 커버리지 집계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SK텔레콤 5G 장비 경우 한 장비에서 8식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사와 비교해 장비 수는 적고 출력 장치 수는 많으나, 커버리지를 장비 구축 장소나 장비로만 집계하면 SK텔레콤 커버리지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5G 장비, 장비에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출력장치, 이 단말이 설치된 장소(사이트)까지 병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 브리핑 직전 “브리핑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측이 브리핑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현재까지 계획된 브리핑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문제제기와 관련 ‘이통 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경쟁사가 제기한 것처럼 결과값을 왜곡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송혜리 기자]

상황이 이렇자 5G 확산과 안정화, 관련 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야 할 이통 3사들이 상호 비방에 각을 세운다는 지적이다. 5G 속도, 커버리지 등 각 사가 앞 다투어 내놓은 ‘숫자’들은 일반 사용자와 사뭇 동떨어진 ‘그들만의 공방전’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이통 3사가 내놓은 커버리지 숫자는 각 사별 방식으로 집계한 것으로 이렇다할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사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사용자 중 5~10%이르면 이통 3사 커버리지를 각 사별 공개토록 할 방침이고, 품질측정은 올해 시험측정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은 커버리지 기준 관련해 “이통 3사 같은 고민이 있을 것이기에 자리를 만들어 같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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