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4호기. [사진=한수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 탈원전 선포 이후 무너지는 원전업계를 살리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형 원전을 비롯한 원자력 연구개발에 지원을 늘리고 진로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제언도 따랐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23일 원자력 산업계 현실 진단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자력학회는 정부의 탈원전으로 원전 이용률이 저하되면서 원자력 산학연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설계회사 매출액과 하도급 발주가 감소하고 있고 구조개편으로 인력이 감축하고 있는 점이 꼽혔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유관 기관은 적자가 누적돼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 대체산업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체산업은 기존 원전산업과 비교할 경우 규모가 미미해 한국 원자력 산업이 유지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원자력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인식됐다. 학회 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의 전공 만족도는 70.5%로 매우 높지만 원자력 채용시장이 축소될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서울대는 51.7%에서 32.2%로, 한양대가 52.9%에서 34.5%로 감소하는 등 대학 취업률도 급격히 감소했다. 중도 포기자와 복수전공자가 증가하며 중장기적으로 원자력 전공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학회는 우려했다.

연구개발 분야도 마찬가지다. 원자력 연구개발은 투자 효과가 164조원에 이르는 등 그동안 국가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탈원전으로 인한 원전 축소에 따라 원자력 연구개발 주요 재원인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이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해 2030년경에는 임계규모(2000억)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원자력학회 관계자는 “대형원전, 소형원전, 제4세대 원자로, 연구용 원자로, 핵주기 연구까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대형원전의 설계, 건설,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UAE에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규모 전력생산과 해수담수화 시장을 겨냥한 소형 일체형원자로(SMART)의 기술력도 최고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이런 미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원전 기술과 인력 유지를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회에 따르면 신한울 원전 2기 건설시 약 2000여 개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기기 분야 460여 곳, 보조기기 분야 1300여 곳, 시공 분야 220여 곳 등이다. 특히 참여 업체 2000개 업체 중 1993개 업체가 중소기업이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없을 경우 공급망이 급속히 붕괴된다. 

학회는 수출을 위한 신형로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입찰을 추진하는 사우디는 피동형 안전계통을 요구하고 있어 체코 등으로 원전 수출 시 참조 원전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세대원자로 개발도 제안했다. 학회 관계자는 “소듐냉각고속로와 초고온가스로 기술역량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이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한 원자로, 수소생산, 우주, 해양, 선박 등 미래 수요를 고려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학회는 연구개발의 지원을 위해 원전 발전량과 상관없는 일정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고, 1.2원/kWh으로 고정된 원자력연구개발 기금 요율을 조정해 일정 규모의 연구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원자력진흥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전공 학생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로지원을 강화하는 실효성 있는 취업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한 학회 관계자는 “미래 원자력기술의 비전을 제시하고, 진로선택 정보서비스 등 원자력 취업 지식을 확산해야 한다”면서 “또 원자력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진로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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