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휴가지원사업으로 국내여행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시장은 트렌드와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고 도전과 경쟁이 끝이 없습니다. 기업이 신상(新商)을 꾸준히 내놓는 것은 이러한 변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이며, 우리가 그 승패를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본지는 신상품이 출시된 이후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반응과 평가를 얻었는지 분석하는 코너 [신상e후]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태운은 광양제철소 내 제강부산물 운송을 하는 업체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을 2017년 시범사업 때 신청해 선정됐는데, 당시만 해도 4조 3교대 근무 구조에서 직원이 3일 이상 휴가를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반면에 참여율이 낮으면 지원 조건 미달이어서 진퇴양난이었다. 그러다 2018년 재선정되자 회사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근로자 부담 20만원도 회사에서 휴가비로 지급하고, 월별 배분을 통해 실질적으로 휴가 사용이 가능토록 한 것.

#네트빌은 소프트웨어개발 회사로 프로젝트 막바지에 야근이 이어지고, 종료 후에 1~2일 휴가를 갖곤 했다. 이렇다보니 피로 때문에 휴가일이 리프레시 여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평소 휴가를 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근로자휴가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된 후 휴가 문화 자체가 바뀌었다. 직원 중 다수가 전용사이트 베네피아로 당일 버스투어나 KTX여행, 호텔패키지 등을 상시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카카오톡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여행 사진을 올리는 직원이 많아지고, 서로 여행정보를 공유하며 소통과 친목이 향상됐다.

사례의 두 주인공 태운과 네트빌은 올해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우수기업 시상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이들은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을 계기로 기업 휴가 문화가 변화하고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을 추구하게 됐다.

아울러 엠서클, 쉐보레나운바로서비스, 어반플랫폼, 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 아임디엔엘 등 5개사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으로 선정됐다.

장관상을 받은 태운 관계자는 “직원 채용시 회사 복지사항으로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참여 업체임을 안내한다”며 “회사가 개인 부담금 20만원도 적립해주면서 직원 전체 연봉이 인상됐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장려책을 실시중”이라고 말했다.

19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2018년도 우수참여 기업 시상이 있었다. 왼쪽 7번째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수상자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앞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은 2014년에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가 2018년 정식 사업으로 채택됐다. 이 사업은 정부가 10만원, 기업이 10만원, 근로자가 20만원 적립해 총 40만원을 국내여행에 사용한다. 정부에서 1인당 10만원을 지원하지만, 이를 마중물로 한 효과가 주목할 만하다.

한국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참여 기업 근로자는 총 여행경비로 평균 92만5524원을 사용했다. 정부 지원금 대비 9배 이상 금액이 내수로 풀렸다. 또 국내여행으로 지역에 방문했으니 지역 경제에 힘을 보탠 셈이다. 

국내여행일수도 늘어났다. 참여 근로자 가운데 54%가 당초 계획에 없던 국내여행을 다녀왔고, 40%는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8년 사업에 참여한 기업에서 발생한 국내여행 일수는 8.5일, 횟수 4.1회로 이는 모두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결과다.

한국관광공사는 참여 기업에 대한 혜택으로 특별 국내 여행 프로그램 '1만원의 행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사업 참여를 통해 연차휴가 사용률이 82.8%로 전년보다 증가했고, 참여기업에게는 직원만족도 증진 및 복리후생이 좋은 기업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어 참여기업 86.8%과 근로자 86.1%가 높은 추천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52시간 근무제도 도입과 워라밸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를 감안해 지난해 2만명 2441개사에 이어 올해 8만명 7518개사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근로자 참여로 확대했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관광복지팀장은 “실태조사에서도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성과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과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초 8만명을 모집했는데 중도퇴사 예상인원 등을 감안한 7000명을 추가로 현재 모집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새 사업장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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