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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 사태로 드러난 크라우드펀딩의 민낯

기사승인 2019.06.19  07: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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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판매 형태에도 후원 명목으로 과세 안 돼…규제 미비로 투자자 보호도 어려워
과장·과대광고에 악용 사례 비일비재…“질적 성장 위한 정부 차원 보완책 마련 시급”

크라우드펀딩이 도입 3년 만에 비약적인 성공을 이뤘지만, 제도적 한계를 악용한 각종 불법행위가 난립하면서 신뢰를 잃고 있다. [사진=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국내에 소개된 지 3년 만에 모바일과 웹,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이 각종 규제에서 벗어난 불법적인 행태 등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투자형태의 리워드 상품을 판매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펀딩 소식들이 과대·과장광고는 물론 불법판매의 창구로 이용되면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17개 창업·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75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와디즈’는 3년간 누적 펀딩금액 1075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외연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2016년 1월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됐으며, 신생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를 내면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펀딩 성공 기업 중 92개 업체가 583억원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그에 따른 고용 창출까지 이어지면서 크라우드펀딩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의 성장 이면에 가려진 문제점은 실로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부 크라우드펀딩의 형태는 일종의 통신판매(인터넷 거래)와 유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후원이라는 명목으로 모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과세가 되지 않는다.

또 리워드형이나 증권형 방식의 투자 후 투자자가 지원해준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중간에 잠적을 하더라도 펀딩을 중계해주는 플랫폼에서는 책임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에 대한 보호 역시 전혀 보장돼 있지 않다.

실제 2017년 게임업체 ‘아이피플스’가 유명 보드게임인 부루마불의 모바일 버전 ‘부루마불M’을 만들겠다며 크라우드펀딩 모집한 이후 시작 5일 만에 목표금액 2억5000만원 조달했다가 지난해 회사채 7억원을 부도내면서 현재까지 투자자들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이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해서 돈을 빌려준 이후 채무자가 변재를 하지 않더라도 직접 채권추심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무분별한 펀딩을 방지할 보호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와디즈’를 통해 20억원 펀딩에 성공한 베이직스의 노트북 ‘베이직북14’가 필수 안전인증조차 완료되지 않은 채 제품 생산, 판매까지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최근에는 리워드형태의 펀딩과 관련, 제품 품질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와디즈에서 20억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탄 베이직스의 ‘베이직북14’는 관련 안전인증을 완료하지 않고 판매에 나서 불법 제조·판매 논란이 일기도 했다(본지 6월 13일자 단독 보도).

중계 플랫폼을 통해 10여 건의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다는 강소연(28)씨는 “업체를 믿고 투자했지만 보상으로 받는 리워드 상품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 실망한 일이 너무나 많다”며 “어떤 제품은 사전 정보에서 안내된 것과 너무 달라 업체에 따져보기도 했지만 환불조차 쉽지 않았다.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크라우드펀딩을 과대·과장광고의 창구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펀딩 목표 금액을 기준치보다 낮게 설정해놓고 그 이상의 펀딩이 이뤄지면 ‘목표 대비 000% 유치 성공’ 등의 문구를 내걸면서 마치 ‘초대박’ 상품인 양 홍보하는 업체도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제품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광고에 나서 혼란을 야기하는 과장 광고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크라우드펀딩의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다.

이 같이 투자자 피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관리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자체가 실패를 담보로 한 투자 상품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관리가 이뤄지는 게 합당하다”며 “겉으로 보이는 성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닌 질적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선호 기자 shine7@enewstoday.co.kr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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