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명곤 기자]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활성화 시킬 방편으로 교육부가 대학의 우수 연구 성과에 대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BRIDGE+, 이하 브릿지+)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3월 브릿지+사업을 운용하는 18개 대학의 회장교에 한양대가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산학협력단을 창설하고 실용학풍으로 국내 산학협력을 이끌어 오던 한양대와 교육부 브릿지+사업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지 자못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브릿지+사업협의회 신임 회장은 이수재 한양대 신임 산학협력단장이 맡게 됐다. 이 단장은 지난 3년간 한양대 산학협력부단장을 역임하다 올해 3월 단장에 임명됐다.

11일 한양대학교 HIT관에서 이 회장을 만나 한양대 산학협력단의 운영 계획과 함께 18개 대학의 브릿지+사업을 이끌어 갈 복안에 대해 물었다.

이하는 질문과 답변.
 

“비 참여 대학 포함 융·복합 매칭데이 확장…독립 사업 발전 기대”
 

Q. 한양대가 교육부가 추진하는 브릿지+사업의 18개 선정 대학을 대표하는 회장교가 됐다.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회장교를 맡고 사무총장의 도움을 받아 브릿지+사업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브릿지+사업 선정대학의 의견을 모으는 워크숍의 횟수를 늘려 진행을 한다든지, CTO(최고기술경영자) 미팅을 새롭게 구성한다든지, 비 참여 대학들의 사업 참여 기회 확충 등이 그 예이다.

현재 워크숍과 융·복합 매칭데이 참여 공문을 사업 비 참여 대학들에게 보내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선정 대학과 비 참여 대학들이 협력을 유도하는 융·복합 매칭데이를 조금 더 확장시켜 독립된 사업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과 협의 중이다.

현재 브릿지+사업의 운용 대학이 18개 대학으로 편성이 되어 있는데 더 많은 대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 분배나 확충 방안 등도 계속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분들도 굉장히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이라고 말씀하셨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들도 예산을 분배해 참여 대학을 늘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셔서 감사했다.

소그룹으로 나누어 많은 대학에 기회를 준다면 사업의 결실은 커질 수 있다. 균형발전이란 밸런스 위주로 본다면 그것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얼마 전 고려대가 브릿지+사업의 대학 간 융·복합실용화 과제의 재원을 활용해 사업 비 참여 대학인 단국대의 한 교수 연구실에 시작품 제작비를 지원했고, 1억500만원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사례를 보았다.

기술사업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적은 금액이라도 비 참여 대학에 배당이 된다면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융·복합 매칭데이 프로그램을 만든 배경도 지금 당장 별도의 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비 참여 대학을 참여시킬 방안으로 진행한 것이다.
 

“브릿지+사업, 산학협력단 자생할 선순환 구조 만들어”
 

Q. 교육부의 브릿지 사업이 대학의 기술이전이나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교육부 브릿지+사업의 시초는 2006년에 산단 TLO(기술이전전담조직)를 대상으로 시행된 ‘대학·연구소 선도 기술이전전담조직 지원사업(선도 TLO사업)과 커넥트코리아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업들은 유망한 대학 산단 TLO를 선정해 인건비와 직접비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들이 초기 TLO 조직의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사업들이 뿌리가 되어서 굉장히 많은 TLO가 나왔다. TLO가 정착이 되기 시작하면서 브릿지 사업과 브릿지+사업으로 발전했다.

우리 대학의 경우, 2000년 이전까지 누적 기술료 수입이 4.5억에 불과하였으나,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0년까지 총 누적 기술료 수입 131억원, 현재까지 약 300억원 규모로 약 60배 성장했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마찬가지 일 것으로 생각된다.

앞선 사업들이 토대가 돼 기술지주회사 시스템이 마련됐고, 기술 사업화에 훨씬 용이하게 됐다.

대학 산학협력단이 혼자서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산단 없었다면 대학의 우수기술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
 

Q.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들이 활성화 되어 더 많은 성과가 도출된다면 국가차원에서 어떠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나?

만일에 산학협력단이 설립되지 않았다면 대학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숨어있는 우수한 기술들이 밖으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된 국가 R&D 예산의 결과물과 잠재력이 책상 속에 묻히는 결과이다. 물꼬를 터주는 부분이 산학협력이고, 교두보를 마련해 주는 기관이 산학협력단이라고 생각한다.

산학협력단을 통해 발굴된 대학의 우수 기술들은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되고, 기업들은 경쟁력을 끌어올려 우리나라 미래의 산업을 지탱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대학, 기업, 연구소, 국가 등의 R&D를 중심으로 한 산업 구성원의 능동적 대응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교육부의 브릿지+사업이 산업 활성화의 기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수재 교육부 브릿지+사업협의회 회장(한양대 산학협력단장)이 11일 한양대 HIT관에서 사업이 산학협력단의 발전과 대한민국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명곤 기자]


“인문학진흥센터 · I.U.C.C. · MEB 센터 완성해 나가겠다.”

Q. 3월에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에 취임하셨다. 취임 소감과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취임 전에 3년간 산학협력단 부단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산단의 운영이나 사업들이 낯설지 않다. 달라진 점은 스스로 결정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일들이 많아짐으로서 느껴지는 무게감이다.

산단장님 두 분과 함께 일을 해왔는데, 두 분 모두 공대 교수님으로서 워낙 출중하시고 일하는 스타일이나 해 오신 일의 성숙도와 완성도가 높으셨다. 그 분들의 업적을 이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성태현 전 단장님이 해 오신 일중에서 완성이 되지 않은 부분은 제가 이어받아 가능하면 처음 계획보다 더 알차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우승 총장님께서 3월에 취임을 하시고 저를 산단장으로 임명하셨다. 총장님은 산학협력 분야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더 중의 한 분이다.

총장님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세 개의 융·복합 센터가 있다. △한양인문학진흥센터 △한양 I.U.C.C.(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Center. 산학협력센터) △한양 MEB(Medicion-Engineering-Bio) 센터이다.

I.U.C.C와 MEB의 경우 이전의 단장님들이 만들어오시던 부분을 완성해 나가는 의미로 생각을 할 수 있다. 제가 산단장을 역임하는 기간 내에 이 두 사업의 완성이 백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MEB 센터의 경우 우리대학이 융·복합을 잘 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산학협력단을 중심에 두고 한양대 병원, 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이 위치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메디칼 분야와 공대, 자연대 교수 등이 5분 안에 모여 융·복합 연구를 토론하고 리드해 나가는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센터가 MEB 센터이다.

예를들어 임상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다 난제 등을 만나 니즈가 발생했을 경우 모여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게끔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부나 산업체 연구 과제를 수주할 수도 있다.

I.U.C.C.는 산업체가 한양대 내에 들어와 그룹 안에 포함이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센터이다.

한양대는 산학협력 분야에서 국내 리더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산학협력 파트에서 조금 더 산업체의 니즈를 반영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며 만들어지게 됐다.

학교에서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교수님들이 센터를 통해 산업체와 협력을 하고, 산업체가 들어와서 협의체 등 공동연구의 장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곳이 I.U.C.C.이다. 센터를 통해 기술이전의 활성화가 많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에 들어온 산업체는 한양대의 기술을 먼저 활용할 수 있고, 기술이전도 선점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을 학습한 우수한 학생들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센터에 입주 할 기업은 회원가입비를 학교에 내야한다. 학교는 그 재원의 100%를 센터에 재투자하게 된다.

그 외에도 산단은 기업과 교수님들이 수주한 연구사업 간접비의 50%를 다시 조건 없이 돌려준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연구센터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산단에선 기술의 융·복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진행해 온 타우널 미팅이다. 한 공간에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분들을 모이게 한 후 핑거 푸드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술과 계획에 대해 나누는 장이다. “나 이런 일 하는데 같이 할래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 장이 있었다.

이 시스템이 더 무르익어 I.U.C.C.나 MEB가 됐다고 생각을 한다.

한양대에선 내외부에서 융·복합 행사들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초융합·초연결’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정책회의, 연구과제 수주를 위한 회의, 콘퍼런스, 소그룹 미팅, 국제 콘퍼런스 등 많은 회의를 유치하고 있다.

산단에서는 대학에서 융·복합 행사를 유치를 하면 소정의 재원을 지원해드리며 융·복합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사랑의 실천자란 건학 정신…과학기술 통한 사회기여 실용학풍 강조”

Q. 한양대 산학협력단 앞에는 최초의 산학협력단 창설, 최초의 기술이전을 위한 제품화 전략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이러한 개척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궁금하다.

한양학원은 위대한 사랑의 실천자란 건학 정신을 가지고 있다. 우리 대학은 사랑의 실천이란 모토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학풍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의 방향도 건학 정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산학협력의 틀에서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기술과 자원을 사회의 일원인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성장과 공동발전 위해 지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산학협력단도 전국에서 최초로 생기게 되었고, 선두에 있다 보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거리낌 없이 해오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교수님들의 열정이 중요한데 교수님들 스스로 사랑의 실천이란 교육철학을 실행하다보니 산학협력의 쉬운 적용이 가능한 것 같다.

산단 차원에서 교수님들에 대한 서포트를 어떻게 잘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니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고, 그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면 과감하게 지원하며,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없애는 피드백과 선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 제품화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 높인다.”

Q.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9에 참가해 2개 부분에서 수상을 했다고 알고 있다.

CES2019의 참가는 기술이전 및 사업화의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산단 산학협력팀의 제품화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산학협력팀은 교수님들의 우수한 기술을 발굴해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한 완성품을 만들어 기업에 제시한다.

CES2019에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한 제품 ‘O2N2’도 이영무 전 총장님의 분리막 원천기술을 산단이 완제품으로 디자인해 제출한 것이다. 타 대학에선 산단이 제품개발까지 관여를 하지 않는다.

산학협력팀장의 발상 전환이 참 참신했다. 지난 18년간의 노력을 분석해보니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기술이전꺼리를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역발상으로 기술을 가지고 제품부터 만들어 기술의 가치를 올리고, 제품에 필요한 기술을 보완해 선순환하자는 발상이다.

산학협력팀 산하에는 R&D기술을 제품으로 디자인 할 수 있는 D-랩 센터가 있다.

센터에서 디자인 되어 나오는 제품의 완성도가 대기업에 납품을 할 정도는 되지 않지만 기술을 제품화함으로서 중소기업이 기술이전의 의사 결정에 도움도 되고, 가치를 올려서 보다 높은 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

그 기술이 많이 무르익게 된다면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 창업도 가능해진다. 기술의 제품화 전략이 다방면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브릿지+사업 국가 발전의 근간 되는 중요 역할 맡고 있어”

Q. 인터뷰를 맺기 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린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브릿지+사업이 국가의 근간이 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숨어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그것을 기업에 이전하고 오픈시켜주는 굉장히 중요한 장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커지지 않는다면 뭐가 더 커져야 되겠나.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기재부에서 예산을 조금 더 투자해서 18개교가 아니라 적어도 30개, 40개, 50개교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가야 대학이 가진 숨은 기술 발굴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이 이를 근간으로 국가를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재부는 예산을 조금 더 확보해 주시고, 교육부에선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여러 학교를 품을 수 있게끔 프로그램을 확대해 줬으면 좋겠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