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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뭉술한 ESS 화재 원인 발표…“배터리 원인인 듯, 아닌 듯”

기사승인 2019.06.11  18: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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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보호시스템과 운영환경 미흡·설치 탓…“배터리 결함 밝혔지만 모의 실험서는 화재 없어”

신용인 ESS. [사진=산업부]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5개월 넘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을 조사했지만 두루뭉술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배터리 보호시스템 및 운영환경 미흡, 설치 부주의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고, 배터리 결함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이 있었지만 실험 결과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ESS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결과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네 가지로 볼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ESS는 태양광·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나 값싼 심야 전기를 배터리처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번 조사는 2017년 8월 이후 전국에서 발생한 23건의 ESS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위에 따르면 과전압·과전류가 배터리 시스템에 유입될 때 배터리 보호체계인 '랙 퓨즈'가 빠르게 단락(전기 양단이 접촉해 과다한 전류가 흐르는 현상)전류를 차단하지 못해 절연 성능이 저하된 직류접촉기가 폭발했다. 이어 배터리보호장치 내 버스바(구리로 된 기다란 판으로, 일종의 전선 역할을 수행)와 배터리 보호장치의 외함에서 2차 단락 사고가 발생하면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산지 및 해안가에 설치된 ESS의 경우 결로와 먼지 등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서 운영된 것이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배터리 모듈 내에 결로의 생성과 건조가 반복되면서 먼지가 눌러 붙고 이로 인해 셀과 모듈 외함간 접지부분에서 절연이 파괴되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배터리 보관불량, 오결선 등 ESS 설치 부주의, ESS가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설계·보호되지 못했던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배터리 자체 결함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조사위는 배터리 생산 과정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셀 해체 분석을 실시한 결과, 1개 회사의 일부 셀에서 극판접힘, 절단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이 나타났다고 했다.

하지만 극판접힘과 절단불량을 모사한 셀을 제작해 충·방전 반복시험을 180회 이상 수행했을 때,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의 단락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제조결함이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충방전 범위가 넓고 만충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자체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소방 기준을 신설하는 등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결함 발생 등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전력변환장치(PCS)는 올해 말까지 안전확인 용량범위를 현행 100킬로와트(㎾)에서 1메가와트(㎿)로 높이고, 2021년까지 2㎿로 확대키로 했다.

설치장소별 안전 기준도 마련한다. ESS 설치기준을 개정해 옥내 설치의 경우 용량을 총 600킬로와트시(㎾h)로 제한하고, 옥외에 설치하는 경우 별도 전용 건물 안에 설치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누전차단장치, 과전압보호장치, 과전류보호장치 등 전기적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배터리실 온도·습도 및 분진 관리는 제조자가 권장하는 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정기 점검 주기도 4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고 전기안전공사와 관련업체가 공동 점검을 진행한다. 또, 안전과 관련된 설비의 임의 개조·교체에 대한 특별 점검을 수시로 진행하고 신고 없이 진행한 공사는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한다. ESS를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해 소방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ESS에 특화된 화재안전기준을 9월까지 제정하는 등 소방대응 능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가동이 중단된 ESS 사업장 중 옥내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는 공통 안전조치 외에 방화벽 설치, 이격거리 확보 등 추가 조치를 적용한 이후 재가동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소방청이 인명피해 우려가 높다고 판단한 ESS시설은 안전 확보를 위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옥외이설 등 안전조치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전기안전공사 등으로 ‘ESS 안전조치 이행 점검팀’을 구성해 사업장별 이행 사항을 안내하고 확인‧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의 가동중단 권고에 따라 ESS 설비 가동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가동 중단 기간에 대한 보상도 진행한다. 수요관리용 ESS는 전기요금 할인특례 기간 이월을 한국전력과 협의해 지원할 예정이며, 재생에너지 연계 ESS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추가로 부여할 예정이다.

 

유준상 기자 yoojoonsang@enewstoday.co.kr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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