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택배. 왼쪽부터 손석봉(39)씨, 박애란(37)씨. [사진=CJ대한통운]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현재 1000쌍 이상 부부가 택배 업무를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부부의 날(5월 21일)을 맞아 전국 1만8000여명 택배기사들의 배송 형태를 분석한 결과 1155쌍이 부부 단위로 활동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20대 14쌍 △30대 171쌍 △40대 491쌍 △50대 405쌍 △60대 67쌍 △70대 이상 7쌍으로 나타났다.

현재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중 부부를 포함해 가족(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과 함께 택배를 하는 인원은 약 3200여명이다. 이 중 부부는 2310명으로, 평균 연령은 남편 49세, 아내 46세로 40대 부부가 가장 많았으며 함께 일한 경력은 평균 3년 8개월로 나타났다.

부부가 함께 배송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매년 택배시장이 두 자리수 성장률을 보이고 배송 물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배송 효율이 곧 수입 증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혼자서 늦은 밤까지 배송을 하거나 담당 구역을 좁혀 수입을 줄이는 대신 아내와 분담해 배송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수입을 증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가 한 아파트 단지 내 동을 나누거나 한 동의 층을 나눠 동시에 배송하기 때문에 혼자 배송하는 것보다 시간이 2배 이상 절약되고 배송 효율도 높아져 하루 배송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게다가 배송이 일찍 끝나면 쇼핑몰이나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해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연평균 수입이 6937만원에 달하는 등 택배업이 고수입 직종으로 인식되면서 가족에게 추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부인 박애란(37)씨와 함께 택배일을 하는 손석봉(39)씨는 “과거 대비 배송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부인과 아파트 동을 나눠 일하니 물량이 많을 때는 저녁 6시, 적을 때는 오후 3시 30분~4시 30분이면 일을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며 “일터, 가정 등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공통된 대화 주제가 많아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진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전국 서브 택배터미널에 설치하고 있는 첨단 자동분류기 ‘휠소터’가 부부 택배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휠소터란 컨베이어 벨트에 내장된 소형 바퀴가 택배상자를 배송구역별로 자동 분류해주는 장비다. 휠소터 도입으로 택배기사가 조를 편성해 아침 작업 시작시간을 늦추거나, 분류에 소요되던 시간을 배송으로 돌릴 수 있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컨베이어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택배 상자를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빼내던 일도 사라져 작업 강도가 대폭 완화되면서 여성이나 고령자 택배기사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휠소터 기능을 활용해 자동 분류된 상품을 부인이 정리하면 남편이 배송하는 형태, 하루 배송 횟수를 2번으로 나눠 오전에는 남편이 혼자하고 오후에는 부부가 함께하는 형태, 부인이 배송하는 동안 남편은 거래처 확보를 위해 영업 활동을 하는 형태 등 다양한 부부 작업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대비 작업 강도가 완화되고 전반적인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과거 대표적인 ‘기피 직업’이었던 택배기사가 유통‧물류업의 성장과 첨단기술 도입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고 이로 인해 가족 택배, 부부 택배가 증가하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이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더 나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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