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공항에 대기중인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2조원짜리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에 뛰어들 기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6일 아시아나항공의 공개매각을 앞두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인수 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지만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우선 금호산업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 주인이 금호산업의 구주 33.47%를 전량 매입하는 동시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도 인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구주 매입가를 5000억원가량, 유상증자를 위해선 1조원 안팎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까지 한 번에 터는 ‘통매각’이 진행되면 가격은 더 오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3조6000억 가량으로 추산된다. 단기 부채를 끌어 안으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2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우일 대우M&A 본부장은 “2조라면 누구나 탐낼만 한 매물"이라며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까지 있어 인수하는 대기업은 초일류로 떠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SK, 한화, GS, 신세계, CJ, 애경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신규 항공사업자는 국토교통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진입문턱이 높다. 이에 업계 내부에서는 국내 2위 LCC인 제주항공을 운영해온 애경그룹이 물망에 오른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항공사업 경험은 없지만 튼튼한 자본력을 갖춘 SK, 한화, GS, 신세계, CJ가 인수자가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정유·유통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되는 SK와 GS가 유력한 주자로 떠오른다.

SK는 지난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그룹 주요 계열사로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다. GS 역시 2011년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들어 한화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외연확장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다만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빈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며,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돈 만 주면 내가 사겠다. 돈이 없어 못 산다"는 농담을 던졌다.

재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M&A를 위해선 무엇보다 오너 경영인의 ‘기업가적 야심과 결단’이 중요하다”며 “지난 30년 항공산업을 이끌어오던 조양호, 박삼구 두 별이 동시에 지면서 빅게임이 벌어질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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