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5일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 형성된 정치지형도를 엿보는 동시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성격이 강하다.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돼온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어 선거를 통한 실질적인 다당제가 실현될 지도 관심사항이다.

일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국정안정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정면으로 부딪힐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집권여당을 지지해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고 야당은 경제‧외교 등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간 정부를 심판하자고 읍소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대 국회는 민주당 128석, 자유한국당 114석, 바른미래당 29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대한애국당‧민중당 각각 1석, 무소속 7석 등 범진보진영과 범보수 진영이 대등한 숫자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다당제 구도 속에서 우호적인 정당들의 눈치를 보는 통에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야당 비협조로 ‘식물국회’가 되면서 민생‧경제 법안 등이 뒷전으로 밀렸고, 이로 인해 문재인정부 국정수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안정적인 의석수를 확보할 때 문재인정부가 지향하는 각종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권은 총선에서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 독주를 막기 위해선 야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기조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앙행정과 지방권력 모두 민주당에게 집중된 가운데 입법부마저 휩쓸 경우 정부를 견제할 수 없다는 식의 총선 전략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한애국당, 민중당 등 소수야당은 거대양당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회에 다당제가 제대로 뿌리를 내려야 궁극적으로 대의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울 전망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기점으로 이합집산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다당 구도가 한시적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야5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포함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총선 1년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부터 선거철을 방불케 하면서 일각에선 ‘보수통합론’과 ‘호남대통합론’ 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진영에선 여당의 견제를 막기 위한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는 공동 목표의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소수당은 선거구제 개편 없이 총선이 치러진다면 벌써부터 당 존폐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가 흘러가는 방향에 따라 내년 총선의 결과가 요동을 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실시된 6·13 지방선거에선 남북‧북미 관계가 진전되면서 ‘완승’을 거뒀지만, 최근 답보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반해 한국당을 비롯해 범보수진영은 ‘대북정책 실패론’ 카드를 꺼내들고 전통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역대 선거철마다 단골메뉴였던 ‘경제문제’ 역시 여야 성적표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각종 경제 지표가 하양곡선을 그리고 있고, 향후 경제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못해 어두워 야당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집권여당에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도 배제할 수 없어 섣불리 예단하긴 힘들다.

여야 정치권은 내년 총선 전략수립과 함께 인재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들이 속속 민주당에 복귀하고 있고, 특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영입설은 수개월 전부터 언론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당은 신임 조직부총장에 원영섭 한국당 서울시당 관악구갑 당협위원장을 임명하고 공천 실무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공천 작업과 인재 영입을 동시에 시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장 내년 총선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여야 경쟁구도와 함께 정부 국정성적표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4·3 재선거를 통해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부 정책이 민심과 엇박자나는 것을 목도한 바 있는 문재인정부가 오진과 잘못된 처방전을 내린다면 내년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돼 후반기 국정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반대로 민심 흐름을 바꿔놓을 백신을 투입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국정의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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