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영구정지 결정이 내려진 고리 원전 1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정부가 연평균 9조2000억원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울산시는 고리원전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산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의 안전한 해체와 함께 원전해체연구소 등 국내외 원전해체시장의 성장에 선제 대비하기 위한 인프라를 설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인프라로서 원전해체연구소는 고리원전 내 들어설 예정이다. 경주 감포읍 일원에는 중수로해체기술원이 탄생한다. 산업부는 산학연 전문가 검토를 거치고 지자체 등과 입지 및 설립방안을 협의해왔다. 

아울러 연구소 준공 전이라도 원전해체 참여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원전해체를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연구소 설립준비단을 내달까지 출범시켜 업무 지원을 담당할 예정이다.

성윤모 장관은 “2020년대 후반부터 원전해체 산업 규모가 본격 확대될 전망으로, 고리 1호기 해체를 기회로 원전기업의 미래 먹거리로서 시장을 선점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은 향후 관계부처장관회의에 상정 및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원전 해체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은?

원전 해체는 계획수립에 2년, 사용 후 핵연료 냉각 및 반출에 5년, 방사성 물질 제거와 시설물 철거에 8년, 용지 복원 2년의 네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든 과정을 마치는 데 최소 15년이 걸린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를 담당할 예정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 조사에 의하면 2030~2049년 원전 해체시장 규모는 총185조원을 넘어선다. 연 평균 9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금까지 611기의 원전이 지어졌고, 449기가 가동 중에 있어 2015~2019년 76기, 2020년대 183기, 2030년대 127기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에 뛰어들 절호의 기회다. 

현재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15기), 독일(3기), 일본(1기) 등으로 이들 국가 역시 앞다퉈 원전해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너지솔루션·PCI에너지서비스 등 원전 폐로·해체를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기업들이 있으며, 독일에선 웨스팅하우스·아레바 등 10여 개 기업이 폐로 작업을 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