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은 대면 전달이 아니라 통상 집 앞에 놓아두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마켓컬리 배송 예시 <사진=마켓컬리>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새벽배송을 하는 이들이 정당한 비용을 받고 휴식도 보장이 된다면 새로운 시장이지만, 그저 인력을 갈아 넣어서 배송을 하는 것이라면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닐까요?”

최근 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촉발된 화두다. 해당 토론뿐 아니라 새벽배송이 주목을 받을수록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편리하긴 하지만 그 서비스가 누군가 희생에 의한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체에 따라 전날 밤 10~12시 전까지 주문을 하면 다음날 아침 5~7시 전까지 집 앞에 배달해주는 이른바 ‘새벽배송’ 서비스 인지도와 이용경험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전문 이커머스뿐 아니라 대형마트, 수퍼마켓 등도 뛰어드는 추세다.  

새벽배송 대표주자로 꼽히는 마켓컬리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약 550여대 트럭을 가동 중이다. 로켓배송으로 직접 및 주말 배송 서비스를 운영중인 쿠팡 역시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서울·수도권과 주요 대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물량은 이미 마켓컬리 2배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은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운영 중에 있다. <사진=쿠팡>

주요 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새벽배송 전담 택배기사를 별도로 배치 운영하고 이들은 심야 및 이른 새벽 시간 중심으로 근무를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밤 10시~6시에 근무하는 새벽배송 택배기사에게는 낮 대비 1.5배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심야 택배 업무를 희망하는 이들이 꼽는 장점은 높은 급여 외에 교통체증이 없다는 점과 낮과 달리 고객을 대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반면에 최근 지적되는 문제점으로 수레로 짐을 배송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보안 등을 이유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는 아파트 배송 어려움 등이 꼽힌다.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특성을 감안해 끌차 없이도 운반할 수 있도록 생수와 같은 무거운 물품은 수량 제한을 둔다. 또 구조적으로 새벽배송이 어려운 곳은 사전 안내를 실시해 택배기사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리에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015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장기 근무자가 많다”며 “이는 밤에 해야 한다는 특수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새벽 배송에 따른 소음과 보안 문제 등도 제기 되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쿠팡은 기존 쿠팡 인력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로켓프레시 배송 팀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또 별도 새벽배송팀을 충원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신설한 ‘쿠팡 플렉스’ 시스템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쿠팡 플렉스는 월급제가 아니라 박스 건당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고, 투잡이 필요한 이들 중심으로 참여자가 많다.

쿠팡 관계자는 “피로사회를 들어 새벽배송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쿠팡 플렉스를 예로 들자면 3~4시간 일하면 10여만원을 벌 수 있고, 한 달에 20일을 일하면 200만원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아이들 학원비나 목돈이 필요할 때 단기 아르바이트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고된 일이지만 하나의 직업으로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촉구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택배 업무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창업비로 중고트럭 구매 2000만원을 투자하고 이에 대한 감가상각과 월 20만원 이내 휘발유값, 각종 고정비 등을 제외하면 통상 수입이 500만원 정도”라며 “웬만한 프랜차이즈 가맹주보다 나은 고정 수입에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데 직업으로서 택배기사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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