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김기남 부회장(왼쪽), 22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이석희 사장. <사진= 각 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가 이번주 우여곡절 끝에 주주총회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액면분할로 주주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혼란스런 분위기 속에 진행한 반면 SK하이닉스는 큰 잡음없이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22일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이석희 대표이사(사장) 주재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 주재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두 대표이사가 주주총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해 12월 SK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됐다. 김기남 부회장은 2017년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고동진 IM부문 사장, 김현석 CE부문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첫 주총에서 나선 두 대표이사에 대한 반응은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이석희 사장의 첫 주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반면 김기남 부회장의 첫 주총은 다소 산만하고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22일 열린 SK하이닉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분 승인 건을 의결했다. 

이사 선임 건은 오종훈 GSM 담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출했다. 또 이석희 사장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7만9763주, 정태성 낸드개발사업총괄 사장에게 8171주를 부여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모든 안건에 대해 별 다른 잡음 없이 원안 가결하고 30여분만에 주총을 마무리했다. 

이석희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CEO 영업보고 통해 “2019년을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대형 IT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모바일과 PC의 고사양화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갔다”며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연결기준 연간 40조4000억원의 매출, 2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고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경영 환경에 대해 “반도체 역사상 유례없는 지난 2년의 호황기가 지나고 올해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메모리 수요 둔화 등의 어려운 사업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그럴수록 당사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공정 미세화와 수율 향상을 통해 원가절감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밖에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반도체 생태계와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공유 인프라에 기반한 사업모델의 확대, 지속경영 전략 체계 실행 등 사회적 가치 창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20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치러진 첫 주총으로 참석 주주 숫자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78만여명이 대상이었다.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많은 주주가 참석할 것이 예상됐음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치러졌다. 대신 좌석 수를 800석으로 늘리고 중계로 시청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그러나 아침부터 주총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탓에 입장이 지연됐고 의사진행 과정에서 주주 질문에 충분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김 부회장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았으면 이렇게 줄 설 일도 없었다. 주주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을 것이지만 생각보다 오래 줄서긴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년과 달라진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김 부회장의 주총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제기된 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는 장소 선정과 진행방식 변화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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