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3인이 취임 1년을 맞이한 가운데 체질 개선의 성과를 남겼지만 악화된 대외 여건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각 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과 고동진 IM부문장(사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임명된 후 1년을 맞이했다. 

이들 대표이사는 각 사업부문에서 시장 변화에 대비해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하고 신성장사업을 육성하면서 성공적인 체질개선을 이뤄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추격과 대외 여건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올해 1월 2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반도체 라인업 세분화, 파운드리 역량 강화…‘보릿고개 넘기’ 과제

김기남 부회장은 반도체 슈퍼 싸이클이 이어지던 시기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을 견인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 투자를 대폭 확대해왔다. 올해부터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비수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설 투자와 함께 반도체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시장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9조4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모두 DS(부품) 부문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설 투자에 쓰였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확대함과 동시에 시스템 LSI는 이미지센서 공급을 확대하고 파운드리 사업은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의 양산과 고객 수 40% 이상 추가 확보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중소형 OLED도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초대형·고해상도 TV와 상업용 디스플레이시장으로 역량을 확대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전장용 신규 칩셋 관련 기술 확보와 차세대 패키징 솔루션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스마트폰용 혁신 기술 강화, IT·전장용 응용처 확대와 더불어 OLED 사업 역량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밖에 김 부회장은 지난해 국내에서의 대외 경영활동도 병행했으나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외활동에 나서면서 사업 부문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 당시 직접 응대하며 대외 활동의 기지개를 켰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경영활동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스마트폰, 밀레니얼 세대 타깃으로 체질 개선…中 추격 견제 과제

고동진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가 잇따라 부진을 보이면서 하반기부터 가격을 낮추는 한편 중가 스마트폰에 혁신 기술을 탑재해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A6과 A8을 연이어 공개했다. 갤럭시A6에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했고 갤럭시A8에는 스마트폰 최초 후면 쿼드 카메라를 장착했다. 

당시 고동진 사장은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플래그십 모델에 먼저 적용한 뒤 중가 모델로 옮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신기술과 변화의 포인트를 중가 모델에 먼저 적용할 계획”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오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부진이 이어지던 스마트폰 사업은 3월 출시한 갤럭시S10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갤럭시S10 시리즈는 국내시장에서 전작 S9 대비 120% 판매 상승세를 보였으며 중국에서도 초기 판매량이 급증했다. 샘모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갤럭시S10은 중국에서 예약판매 첫날 2시간 동안 S9의 이틀치 판매량을 넘어섰다.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시장에서는 여전히 중국 기업에 쫓겨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시장에 대해 갤럭시M 시리즈 등 저가 라인업을 확대해 대응하는 한편 갤럭시 폴드와 5G 스마트폰으로 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5G 상용화에 따라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네트워크 장비 공급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 글로벌 1위 기업인 화웨이의 장비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활용해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새로운 차원의 의류 청정 시대를 여는 에어드레서를 공개한 가운데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가 에어드레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스마트가전 안정적 구축…빅스비 생태계 마련 과제

김현석 사장은 CE부문 대표이사와 함께 삼성리서치 소장을 맡아 가전과 AI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CE부문 주요 사업 방향으로 △인텔리전스 플랫폼 ‘빅스비’ 본격 확산 △초대형 스크린 트렌드를 주도할 8K TV시장 확대 △라이프스타일 제품 다양화를 강조했다.

가전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QLED 8K TV 판매를 확대하고 마이크로LED TV도 선보일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패밀리허브 냉장고, 대형 건조기, 큐브 공기청정기 등의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가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에어컨 등 B2B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디지털 사이니지와 빌트인 가전 등 B2B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현석 사장은 가전 부문 총 책임자와 함께 AI 사업을 책임지면서 이 부문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한국과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전 세계 7곳에 AI연구센터를 신설하고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섰다. 

또 빅스비 개발 통합 도구인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를 출시해 생태계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활용해 2022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디바이스와 제품이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사장은 올해 초 CES에서 “삼성전자는 △IoT 기술이 적용된 기기 △5G를 통한 연결성 △빅스비를 중심으로 한 AI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앞으로 소비자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업계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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