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왼쪽 상단)과 대구 수성 아이파크 전경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전략은 ‘능동적인 변화’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적극적 실행력’에 있다.”
“국민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올해 신년사와 지난해 한국주택협회 회장 취임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김대철 사장의 바람과는 달리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아이파크의 서비스 관리에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파크 아파트에서 하자가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접수해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친절은 물론이거니와 접수 누락, 날짜 오기 등 그야말로 건성건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산업개발 서비스센터의 대처 방식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높아지는 동시에 부실공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 같은 사안을 서비스 관리 문제가 아닌 개인 불평 정도로 돌리고 있다. 분양할 땐 ‘한 분 한 분’ 모시던 고객을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 또는 ‘특정인’으로 취급한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브랜드 아파트의 기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초 결로 발생(좌)후 조치를 받았지만 여전히 결로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제보자 김 모씨>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 모씨는 2016년 말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주택에서만 살았기에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김 모씨의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김 모씨가 입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로와 곰팡이 문제가 발생했다. 김 모씨는 AS를 요청해 조치를 받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지속해서 일정 간격으로 원형의 결로가 발생했다. 김 모씨는 아파트 안에 설치된 서비스라운지에 다시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AS 기사가 방문했지만 회사와 상의한 후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7개월여가 지나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연락을 기다리다 못해 김 모씨는 직접 서비스라운지에 찾아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앞서 방문한 직원이 접수사항을 인계하지 않고 퇴사해 접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4개월 뒤 다시 겨울이 찾아왔고 결로 현상은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로에 이어 최근에는 집안 구석에서부터 곰팡이가 증식하기 시작했다. <사진=제보자 김 모씨>

김 모씨는 현대산업개발 지역서비스센터로 전화해 보수를 신청했다. 아파트 안에 있던 서비스라운지가 통폐합되면서 지역서비스센터가 접수를 대신 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 측은 무슨 일이 있어도 4일 안에 확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 모씨는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김 모씨는 “현대산업개발 서비스센터가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체했다”고 주장했다. 최초 결로 문제로 직원이 방문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을 뿐더러 하자보수 기간이 지난해 10월에 종료됐기 때문이다.

서비스라운지에서 김 모씨에게 전달한 ‘직원 퇴사로 인한 누락’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해당 직원은 현재까지도 AS기사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모씨가 재차 서비스센터에 방문 신청 접수한 내용 누락 이유가 직원의 전산처리 미숙이라는 사실도 취재과정에서 확인됐다.

또 수차례 통화한 기록과 달리 서비스센터에 접수된 것은 한 건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전화통화를 한 기록과 날짜가 달랐다. 상담사와 연결 전 통화 내용을 녹음한다는 멘트가 나오지만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녹음이 되지 않아 사실상 통화 내용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셈이다.

서비스라운지가 통폐합된 이후 지역서비스센터에 여러 차례 접수했지만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누락됐다. <사진=제보자 김 모씨>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결로 현상은 겨울이면 발생하는 일”이라면서 “(민원)처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지만 특정인이 제기한 주장에 대한 민원을 회사가 일일이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 주체가 하자 내용이나 담보 책임을 부인하면 국토교통부 ‘하자 심사 분쟁 조정 위원회’를 통해 처리해야 하지만 아파트 거주자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모든 것을 국토부가 처리하기에는 효율성과 신속성이 떨어진다. 입주자는 국토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만 하는 셈이다.

김 모씨와 같은 동 다른 층에 거주하는 한 입주자도 최근 같은 문제를 겪었다. 이 입주자는 “관리사무소에 보수를 요청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같은 문제가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것을 보니 부실공사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결로 문제는 입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됐으며 최근 3~4건이 추가로 접수됐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지역 아이파크에서도 서비스 관련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지역 아이파크 아파트 관리원인 A씨는 지하주차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비가 약하게 오는 날에도 지하주차장에 물이 가득 차는데다 주차된 차량에 시멘트 물이 떨어져 여러 차례 현대산업개발 서비스센터에 AS를 요청했지만 조치가 되지 않을뿐더러 각 동 지하에 건축폐기물을 치워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차일피일 미루기 바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구 월배2차 아이파크에 거주 중인 B씨는 “누수 때문에 서비스센터에 하자처리를 요청했지만 3개월 지나도록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한 입주자는 “처음 새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 느낀 행복한 기분은 결로 발생과 현대산업개발 측의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분통함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도 현대산업개발 측의 성의 있는 답변과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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