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유오피스, LG 플래그원(왼쪽)과 롯데물산 워크플렉스 메인 라운지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이른바 ‘공유오피스’ 전성시대다. 강남·종로 등 서울 중심가에서는 고개를 들면 대형건물 외벽 위로 ‘we work(위워크)’와 ‘FAST FIVE(패스트파이브)’란 글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부동산 관련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대기업이 공유오피스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초 강남N타워와 롯데월드타워에 ‘워크플렉스’를 선보인 롯데와 지난해 9월 서브원 강남빌딩에 ‘플래그원’을 오픈한 LG다.

현대카드·한화생명·신세계인터내셔널 등 여타 기업도 공유오피스를 선보였지만 상생이나 마케팅 등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에 롯데와 LG는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성격이 두드러진다.

공유오피스는 대형 사무공간을 필요만큼 쪼개서 쓰고 회의실·탕비실·휴게실·사무용품·외부 응대 등을 함께 이용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개별 업무공간은 최소 책상 1개가 될 수도 있고 인원수에 따라 별도로 분리된 구획이 되기도 한다.

위워크 종로타워즘 핫데스크 <사진=이지혜 기자>

예전에도 이러한 형태의 임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2인 규모로 상주하는 경우가 많은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를 겨냥해 서울파이낸스센터·무역센터빌딩 등에 월 200~400만원대 고가 비용을 지불하는 사무실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1인 기업을 겨냥해 책상 1개를 10~20만에 제공한다는 저렴한 비용을 내세운 임대 광고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최근 3년 사이 급성장한 공유오피스는 실사용자인 1인 기업과 소규모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생태계와 업무 환경에 필요한 합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공략 포인트다. 이는 비즈니스에 있어 합리적인 비용과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수요를 본 것.

2015년 4월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1호점을 문 연 국내기업 패스트파이브와 2016년 8월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첫 진출한 위워크가 불과 3년 만에 전자는 18호점을, 후자는 16호점을 열며 급성장 한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유다.

30층에 위치한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점 핫데스크 <사진=이지혜 기자>

박노경 롯데물산 자산운영부문장은 “롯데월드타워는 한 층당 전용면적이 3305㎡로 커서 기존에는 300명 이상 규모 기업들이 입주했다”며 “30층에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를 문 열면서 1인 기업과 소규모 스타트업도 세계 5대 랜드마크 빌딩에서 근무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운영하고 좋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오피스로 실수요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기업이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거나 신규 사업을 진출할 때, 서울 사무공간을 추가할 때 활용하기도 하지만 공유오피스 근간에는 1인 기업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LG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옛 서브원)이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플래그원은 롯데에 앞서 대기업 공유오피스 사업성을 보여주고 있다. 플래그원은 스튜디오 같고 멋스러운 사무공간을 선보였다. 비용 측면에서는 위워크와 비슷한 수준에 맞춰 운영해 개점 3개월 만에 80% 이상 입주자를 채웠다.

롯데물산이 지난 13일 공개한 롯데월드타워 내 워크플렉스는 이와 대조적으로 하얀색 책상과 미색 벽면 등을 위주로 기존 대기업이나 정부부처·공사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를 선택했다. 또 롯데자산개발이 역삼역에 선보인 워크플렉스는 강남 일대 공유오피스처럼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비용적으로 비지정석 핫데스크를 플래그원과 워크플렉스 역삼역점은 30만원 후반대에,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점은 40만원 전후에 내놓아 위워크 프리미엄 오피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임대료 정책을 취하고 있다.

플래그원 핫데스크 <사진=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플래그원 1호점이 성공적이어서 추가점을 내기 위해 적합한 임대 공간을 물색할 것”이라며 “좋은 업무 환경과 여러 연계 혜택 제공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공간 뿐 아니라 비즈니스에 필요한 비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꾀하고자 한다”며 “자산개발과 함께 2030년까지 국내외 50개점을 목표로 하고 호텔서비스 연계 등도 롯데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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