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키스’를 보기 위해 찾는 벨베데레 궁전에서 작품 전시 공간은 ‘상궁’으로 그림 관람만이 목적이라면 이곳 입장권만 사면 된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1 지난 4일 잘츠부르크행 기차를 타려고 빈 서부역 ‘베스트반호프’에 갔을 때 일이다. 표를 사려고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매표소도 자동판매기도 보이지 않았다. 여행안내센터에 문의하니 탑승은 7번 플랫폼으로 가고 기차표는 기차 안에서 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은 기차를 무임승차했다가 단속에 걸리면 요금 30배 벌금을 부과하는지라 기차에 덥석 탔다가 오해를 받으면 어쩌나 싶었다.

혹시 플랫폼 앞에 판매기가 있다는 영어를 잘못 알아들은 것이 아닌가 싶어 불안한 마음에 다시 플랫폼을 눈 크게 뜨고 둘러보았지만 승차표 자판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다시 플랫폼에 서 있는 승무원에게 기차표는 어디서 사냐고 했더니 기차 안에서 사라는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석연치 않아 기차에 타자마자 승무원은 언제 오나 초조하게 기다렸고 눈에 띄자마자 물었더니 기껏 돌아온 답변이 기차 출발한 후에 판매한다는 것.

이렇게 세 차례나 확인했지만 계속 좌불안석이었고 기차가 운행을 시작한 후 그제야 알게 됐다. 오스트리아는 한국이나 중국·일본과 달리 좌석마다 승차권 검사를 했다. 이 때 모바일 승차권·유레일패스·정기권 등을 보여주거나 즉석에서 기차표를 구입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부딪혀보면 책이나 블로그를 읽어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참 많다. 또 어떤 일은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지 몰라 미리 준비하지 못하기도 한다.

지난 설 연휴 오스트리아 여행을 하는 동안 겪은 답답하고 당황한 경험을 잘츠부르크행 기차표 구매 소동을 포함해 총 7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는 유럽에서 파리와 헬싱키를 찾은 자유여행으로 혼자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이번 빈(영어로 ‘비엔나’)에서처럼 좌충우돌은 없었다. 이 또한 ‘컬처쇼크’라 불리는 여행 즐거움이겠지만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주요 사항을 모아봤다.

기차표는 온라인 예매도 하지만 기차 출발 후 기차 안에서도 살 수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빈 교통 이용법= #2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대중교통편은 공항버스와 공항철도, 일반 전철 세 가지가 있다. 빈 국제공항에서도 버스와 철도가 있다. 철도 이동시간은 20분이 채 안 걸리지만 주의사항으로 두 가지가 있고 가격차이가 크게 난다. 씨에이티(CAT)는 1이동시간 16분 10유로(1만2800원)이고, 오베베(OBB)는 19분 4.2유로(5400원)이다. 불과 3분 차이나고 오래 타는 것도 아닌데 가격이 2배 차이가 나니 어떻게 생각해봐도 보통 여행객은 오베베를 선택한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한국인 여행객이 CAT를 구매하게 되는데 이유는 안내표지와 판매기가 CAT를 발견하기가 더 쉽게 돼 있어서다. 빈 시내에서도 빈미테역에서 비행기 그림을 따라가면 CAT가 먼저 보인다. OBB는 철도 표시를 따라가야 찾을 수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이를 보고 공항철도표를 사는 곳으로 인지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공항철도는 OBB 티켓을 구입해야 훨씬 저렴하다. <사진=이지혜 기자>

또 하나 OBB를 찾았다하더라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요금 차이가 또 한 번 발생한다. 대부분 여행자는 빈미테역이 최종목적지가 아니고 전철이나 트램 등으로 다시 이동한다. 이렇다면 표를 살 때 시내 구간(city boundary)을 체크하면 철도 이용료는 최종 1.7유로가 된다.

#3 빈 시내 교통도 서울·수도권처럼 환승제도가 있다. 교통카드에서 가격이 직접 지불되는 것이 아니고 일회권 또는 1일·2일·3일권 등 패스를 구입해 쓴다. 1회권 기준으로 트램·지하철·근교열차·버스 등을 90분 이내에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다. 종이티켓에 최초 탑승시간을 찍고 나면 그 후에는 최종 사용 때까지 잘 소지만 하고 있으면 된다.

◇궁전·미술관 관람법= #4 빈 하면 모차르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미술 쪽으로 한국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구스타프 클림프와 에곤 실레 두 화가다. 차례대로 벨베데레 궁전과 레오폴드미술관을 방문해야 한다.

빈 궁전 중에 가장 사랑받는 곳은 쉔부른궁전이다. 시간 제약을 감안하면 벨베데레 궁전에서는 궁 자체보다는 클림프 ‘키스’ 등 그림작품위주로 본다고 할 때 상궁전(upper palace) 입장권 16유로만 사면 된다.

#5 빈에서 미술관 방문 시 오디오 가이드를 잘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용료가 4~5유료로 한국이 1만5000~3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은 독일어와 영어밖에 없지만 쉔부른궁전·미술사박물관 등은 한국어 서비스도 있다.

미술사박물관 오디오 가이드 <사진=이지혜 기자>

쉔부른궁전에서는 이동순서에 따라 들을 수 있어 이용이 쉬웠는데, 미술사박물관은 방별로 돼 있고 한국어로 제공되는 작품이 한정돼 처음에는 활용이 어려웠다. 또 처음에 오디오 기기를 받을 때 지도를 나눠주는데 미술관 내 번호를 무시하고 지도상에 표시된 것만 이용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관람실 안에 스태프가 보이지 않아 물어볼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직접 부딪혀본 결과, 그림 뿐 아니라 각 방 별로도 번호가 부여돼 있다. 그 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작품을 먼저 찾은 후 설명을 듣고 그 후에 다른 작품 관람을 하는 편이 효율적이었다.

◇빈공항 출국·팁= #6 팁이 있는 나라에 가면 어떻게 얼마나 주는 지를 고민하게 된다. 굳이 말하면 오스트리아는 한국과 미국 중간 어디쯤이다. 한국에서도 10% 서비스요금을 별도로 부과하는 곳이 있는 것처럼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부과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식당에서는 테이블 차지라는 것이 있어 제공되는 식전 빵 등에 손을 대지 않아도 1인당 3유로 전후 비용이 추가됐다.

전철 탑승 게이트. 교통 1회권에 시간을 찍으면 90분 내에 자유 환승 가능하다. <사진=이지혜 기자>

#7 마지막으로 귀국할 때 공항 이용법이 다른 나라와 순서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는 보안검사→출국심사대→(면세점→탑승게이트)이 통상 순서다. 반면에 빈 국제공항은 면세점→출국심사→보안검사→ 탑승게이트 순서다.

보통 여행객은 탑승권을 받은 후 출국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을 기준으로 탑승게이트까지 이동시간을 가늠하는데 면세점에서 쇼핑에 정신을 팔다보면 자칫 출국심사와 보안검사에 너무 늦게 도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입국할 때 너무 간단히 순식간에 진행된 경험이 있어 출국 때도 금세 될 것으로 오해하면 시간 안배 상 낭패를 겪기 십상이다.

출국 보안 심사대가 탑승게이트 앞에 있다. 최종 순서가 돼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출국심사를 거친 후 보안검사대 앞에도 면세점이 있다. 우선 출국심사라도 먼저 마쳐 놓을 것을 추천한다. 보안검사는 탑승항공편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몰릴 때는 줄을 서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빠른 진행도 가능하다. 또 액체류 제품을 구매한 후 보안 검색대를 어떻게 통과하나 걱정할 법도 한데, 공항면세점에서 구매하고 액체류 별도 포장을 받은 제품은 100ml를 초과해도 통과한다. 단, 뜯지 말라고 한 포장을 파손하면 안 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