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AP=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경제협력이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원지환 과장과 김민석 조사역은 17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아세안 국가의 대외무역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이에 따른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전략 강화로 아세안과 중국 간 협력 관계가 다소 정체되면서 한국, 일본과는 경제협력 관계가 밀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대표 5개국의 수출은 2009∼2017년 연평균 5.1%, 수입은 5.3%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이 아세안 5개국 무역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다.

중국은 2001년만 해도 아세안 5개국 수출입 대상 국가 순위가 4위였으나 2017년엔 수출입 모두 1위로 올라섰다.

중국 경제구조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탈출하며 아세안 5개국이 중국에서 중간재, 자본재를 수입하고 반제품이나 소비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분업 체계가 자리잡힌 것이 그 배경이다.

최근 이런 중국·아세안의 경제협력이 미중 무역갈등 때문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 항목에 포함된 전기 전자,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아세안의 대중 수출 부진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내수 중심 성장전략을 가속하면 아세안과 중국의 상호 협력 관계가 위축할 수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빈자리가 커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아세안 내 입지가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한국, 일본은 풍부한 노동력, 저임금이라는 이점이 있는 아세안과 연계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중국이 가공무역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점도 한일과 아세안 간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 가치사슬(밸류 체인)에 변화가 빚어지며 한국이 중국에 의존했던 중간재, 자본재 교역을 아세안 5개국으로 확대할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아세안 우수기업과 합작 투자, 주요 국영기업 민영화 과정에 참여 등으로 단순 조립·가공 위주에서 기술 협력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교역 관계를 발전해야 한다"며 "일본과 차별화한 전략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중 수출 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며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소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내 전자 상거래 유통망 확충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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