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업에 변화 바람이 거세다. 과거 창구를 찾아가야 가능하던 금융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처리하는 시대다. 대중에 친숙하고 쉬운 금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금융 환경 변화 중심에는 금융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해 기존 금융이 지닌 한계를 넘어 기발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본지는 ‘금융 IT CEO’코너를 신설,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가 제시하는 가까운 미래의 금융 산업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주>

 

문홍집 뉴지스탁 공동대표는 누구나 쉽게 주식 투자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젠포트'를 개발해 론칭했다. <사진=뉴지스탁>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을 소위 ‘개미’로 칭한다. 이 개미들은 외국인과 기관 등 대규모 자본을 가진 데이트레이더나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등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정보 싸움에서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그들과 상대하기엔 여건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개미들이 투자 차별화와 성공을 위해 유명 자산관리사에게 종목추천 등을 받지만 높은 수수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분명한 것은 투자가 성공한다는 보장 역시 없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높고 예측 불가능한 주식 시장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성행하게 된다. 알고리즘을 개발할 줄 아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성행한 이 방법은 이를 기반으로 개인이 상담받고 투자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자산관리사보다 싼 값에 선택지만 입력하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이 방식은 앞으로도 주식 투자 방법의 하나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지스탁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다.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는 “우리가 서비스하는 ‘젠포트(GENPORT)'는 뛰어난 집단지성이 모여 알고리즘을 개발해 개인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그 알고리즘을 개인에게 사고팔 수 있는 최초 플랫폼이다”고 소개했다.

자문사 및 운용사에 소속된 전문 주식 트레이더보다 ‘집단 지성’이 주식 투자에 유리하다는 철학은 증권업계에 수십 년 몸담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트레이더라도 모든 종목을 공부하면서 예측한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전문가가 되면 될수록 생각하는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을 따라가기만 해도 잘 하는 것이라고 인식이 바뀌어 패시브 전략 등이 활개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들이 분야별로 지식의 깊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문 대표는 대신증권 부사장과 대신증권연구소·투자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한 금융IT 전문가다. 그는 대신증권 재직 당시 현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인 ‘사이보스(CYBOS)’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은퇴 후 가족들과 함께 2011년 뉴지스탁을 설립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머릿속에 구현한 젠포트 플랫폼을 구현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뉴지스탁이 운영 중인 ‘젠포트’를 소개하며 “이전까지는 개인에게 주식 거래 시스템(HTS·MTS)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개인이 쉽게 전략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왔다”며 “젠포트를 통해 집단지성이 만든 알고리즘을 모방해 나만의 전략(알고리즘)을 쉽게 만들어볼 수 있고 모의투자·실제 투자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젠포트 이해를 돕고자 장난감 레고(LEGO)와 비교하며 “뛰어난 개인투자자라 해도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선 코딩 등 개발 능력이 필요하다”며 “젠포트는 레고처럼 이미 만들어진 매크로들(레고 블록)을 유저가 쌓아가며 레고를 완성하듯 손쉽게 알고리즘을 쌓아가며 만들어 볼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다”고 설명했다.

문홍집 뉴지스탁 공동대표가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 다른 점과 젠포트 원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지스탁에 따르면 젠포트 유저들은 현재 8만여개 전략(알고리즘)을 가지고 하루 평균 500개 이상 전략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료 전략들을 활용해 나만의 주식 투자 전략을 만드는가 하면 ‘젠마켓’에 등록된 타 유저 전략을 구매해 본인 주식투자에 활용해 대입하고 있다. 여기에 ‘젠트레이더’ 프로그램으로 전략을 증권사 HTS와 연계해 주식 종목을 설정한 매수·매도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트레이딩하는 역할까지 구현하고 있다. 현재는 키움증권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후에 ‘전략 갈아타기 알고리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선택한 전략에 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직접 교체해야만 했다. 이것이 축적된 전략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인공지능)가 자동으로 판단해 전략을 갈아타도록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주식 투자 전략을 만드는 메이커(Maker)와 카피하는 테이커(Taker)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증권가에서 대표하는 주식 투자 알고리즘 앱스토어로 성장해 주식 거래가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뉴지스탁은 2월 중순을 목표로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베타 형식으로 영문 홈페이지를 우선 오픈해 한인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점차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개인이 운영하는 주식전문투자자는 1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젠트레이더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는 현지 증권사와 함께 자동매매시스템까지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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