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현빈·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20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드라마에 소재로 사용된 증강현실(AR) 기술은 놀랍고 신기해 보이지만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SF 미디어 속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AR 게임을 주제로 그려진 이 드라마는 조작 방식을 보여주는데 초반부 대부분을 할애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무선 이어셋 모듈을 착용하고 눈을 잠시 감았다 떠 게임에 접속한다. 손으로 얼굴 앞을 스쳐내리면 로그아웃이다. 실제 지형지물을 활용한 배경 그래픽에서 무기와 아이템으로 미션을 수행해 레벨을 올리는 MMORPG가 콘텐츠다.

드라마 주제와 상관 없이 전개에 중요한 요소인 AR 게임은 현재로서는 현실보다 판타지에 더 가깝다. 이는 5년 뒤에도 환상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AR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부족은 드라마 속에서도 언급됐다. 하지만 AR 게임 구현에 필요한 각종 하드웨어를 드라마처럼 손톱만한 콘택트렌즈와 이어셋, 보관 케이스로 모두 해결해야 하는 것이 난제다.

주인공 유진우가 2019년에 녹슨 칼로 적 NPC를 처치하려면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드라마는 극적 연출을 위해 이 장비들을 렌즈와 이어셋만으로 간소화‧소형화했다. 드라마 속에서는 게임과 전화 통화를 병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게임 지원 기능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이어셋을 별도로 연동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고도로 발전된 AR 기기는 HMD(Head Mount Display) 형태의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다. 이런 HMD와 블루투스 이어셋, 소형 백팩 PC를 착용하고 게임 진행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서버에서 분석‧처리해 5G로 송‧수신하면 가능성은 약간 높아진다.

AR 자체를 구현하기 위한 장비만으로는 게임을 즐길 수 없다. 실사에 가까운 CG는 지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투명 디스플레이, 위치 기반 그래픽, 햅틱‧모션 컨트롤 등 다른 기술도 함께 접목돼야 한다. 이 중에서도 게임을 게임답게 만들어주는 핵심 기술은 촉각(햅틱) 기술이다. 유진우가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처음 얻게 되는 무기는 완전한 가상 그래픽이다. 이를 실제 촉감으로 구현하려면 손 모양을 실시간 트래킹하고 촉각을 손 신경에 전달해야 한다.

햅틱 기술은 차세대 사용자 경험(UX) 기술로 활발하게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게임 특성에 의해 특정 부분에만 타격이 가해지는 형태라면, 해당 부분에 촉각 센서가 집적된 인터페이스를 ‘착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신체 움직임을 파악하는 적외선 센서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촉각센서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이 개발 중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무조건 현실성을 추구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생소한 기술을 톱스타, 미디어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관점에서는 좋은 작품이라 할 만하다. 특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어떤 주제든 사랑으로 귀결되는 식상함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 니즈를 잘 파악했다는 평을 받았다. 19일 방영된 15회가 최고 시쳥률 10%를 돌파해 유료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이를 입증했다. 게임 내 버그로 분류돼 삭제될 위기에 처했던 유진우가 마지막 회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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