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반포 주공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지난해 1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새 수장으로 임명된 이영호 사장은 이른바 '재무통'으로 불린다. 이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의 해외수주를 회복시켰고 재무건전성도 높였다. 

삼성물산이 올해 반포주공 1단지 3주공 시공 입찰에 뛰어들어 국내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15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주가 회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양호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인니 자와(JAWA) 1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 싱가포르 남북 회랑 N107 공구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전년(15억3473만2000달러)보다 226% 증가했다.

국내 분양사업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1월 청약을 받은 래미안 리더스원을 비롯해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가 각각 평균 41.69대 1, 25.5대 1, 17.26대 1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 사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지휘봉을 잡은 뒤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자 그의 다음 행보에 주목했다.

이 사장은 시공사 교체에 나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사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2015년 12월 서초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 수주전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주택사업에 대한 이영호 사장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것이기 때문에 이 사장에게는 올해가 시작과 다름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삼성물산의 최종 입찰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순히 입찰의향서 제출만으로 수주전 복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7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사업에서도 삼성물산은 사업성 검토에서 그친 바 있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의 요구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물산은 건설사 중에서도 인건비가 높은 회사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수익을 조율하던 중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물산 임원들의 반응을 보면 최종 입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성공은 그만 두지 않음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반포주공 1단지 관리사무소 시공사 설명회에서 김상국 상무는 "건설사 중에 가장 늦게 결정했지만 반드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서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을 단순히 입찰 의향서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간 주택공사 수주가 없어 줄어든 수주잔고 회복도 이 사장의 숙제로 남아있다. 올해 삼성 래미안의 귀환과 함께 그의 존재감이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월 반포3주구의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냈다. 7월에는 재건축 시공사로 정식 선정됐고 9월 들어서는 본계약 협상이 진행됐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특화설계, 공사비 등을 놓고 조합원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12월 조합은 현산에게 재건축 시공자 계약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이에 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 등이 잇따라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은 내달 말 총회를 열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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