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은 스포츠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알렉스 퍼거슨이 지휘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쟁자가 없는 세계 최강의 축구팀이었다. 그러나 퍼거슨이 물러난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조차 위태로운 팀으로 전락했다.

KBO에서도 영원할 것 같던 삼성라이온즈 왕조는 모기업이 삼성 광고 자회사인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지원이 줄고 성적까지 초라해졌다. 삼성라이온즈는 2년간 최하위권에 머물다가 지난해 10개팀 중 6위로 시즌을 마쳤다.

경제계에서도 영원한 강자는 없다. 일본은 소위 ‘버블경제’라고 불리는 대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다 1990년대 초 버블이 꺼지면서 저성장 시대를 맞게 됐다. 한국 역시 호황기를 누린 적이 있다. 그러다 외환 보유고가 바닥이 나면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호황기를 지금은 중국이 누리고 있다. 다만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호황기 역시 곧 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업 간 경쟁도 마찬가지다. 태블릿PC시장에서 경쟁자가 없었던 애플은 높은 가격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때문에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물론 태블릿PC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애플은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전분기보다 대폭 낮춰서 잡았다.

젊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고정 수요가 많은 아이폰도 스티브 잡스 죽음 이후 예전 같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트렌드와는 다른 독자 기술과 혁신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아이폰이지만 2017년 선보인 아이폰X도 기존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1등 자리를 가장 크게 위협받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압도적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중국시장을 내준 뒤 신흥시장인 인도마저 샤오미에 1위를 내줬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점유율에서도 아슬아슬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제 내려놓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시장에서 현재 1등은 사실상 화웨이다. 점유율은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지만 상승세를 따지고 본다면 화웨이가 단연 앞선다. 화웨이는 2020년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슈퍼 호황기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기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15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실적이 부진하면서 국민에게 걱정을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 국제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축소됐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 기업은 그럴 때일수록 하강 사이클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게 임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만하지 않았나 성찰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대다수 기업이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파상공세에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풍부한 기술력과 오랜 노하우를 보유한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막강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말한 것처럼 기업이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해준다면 거대 중국을 따돌리는 일도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16일 밤 새벽 한국축구가 중국을 따돌린 것처럼 말이다.

한국 기업은 중국의 파상공세와 어려운 대외여건에 신음하며 힘들어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가 될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자만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빼앗길 수 있는 세계 1위가 아닌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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