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국적사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황이진영 기자] “한국엔 진정한 의미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없습니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54)이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전한 말이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한국에서 LCC라고 불리는 항공사들 요금이 대형 항공사들과 차별화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CC 업계는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잇따라 유료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LCC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출범한 초기와 달리 대형 항공사와 운임 간극을 점차 좁히며 가격 차별성을 줄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며 비판했다.

16일 기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에 도착하는 국내 항공사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LCC와 대형항공사 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왕복 노선이며 할인이 미적용된 일반요금 최저가는 아시아나항공이 후쿠오카 24만6300원, 대한항공이 29만5900원이었다. 진에어·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LCC의 해당 노선 평균가격은 대형 항공사보다는 저렴했으나 차이는 3~6만원에 그쳤다. 그마저도 수하물 추가요금과 기내식을 포함하면 가격 차이는 거의 나지 않았다. 흔히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비용면에서 저렴하다고 인식되지만 그 체감효과는 크지 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LCC업계가 기존 무료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LCC만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에어부산은 4월 1일부터 무료 기내식 서비스를 중단한다. 그동안 에어부산은 일부 국제선 노선에서 샌드위치·브리토 등 간단한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해 왔다. 앞으로는 운항 거리가 2시간 30분 이상인 국제선 노선에 제공하던 무상 기내식 서비스를 유료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다른 회사들은 서비스를 유료화했고 우리는 늦은 편”이라고 밝혔다.

다른 LCC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3년부터 기내식 유료서비스를 시작했고 사전 좌석 지정과 수하물 유료화를 실시하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부분 LCC에서는 모든 노선에 무료 위탁 수하물 운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무상서비스의 유료화는 세계 LCC들의 공통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항공사들이 유료화로 수익을 메꾸는 꼼수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항공권 가격을 내리거나 서비스 품질을 높이지 않고 기존 혜택만 없애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이모(30·여)씨는 “손님이 불필요한 서비스에 돈을 내지 않는 것은 좋지만 그에 맞게 항공권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기존 무료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가격은 대형 항공사와 비슷하다면 LCC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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