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세월호 유족을 무단으로 감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투신해 사망한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발인이 엄수됐다. 오늘 발인에는 50여명의 유족, 친지들과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정계 인사와 보수 시민단체 관계자를 포함한 150여명이 함께 했다.

지난 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전 사령관이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투신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투신 직후 오피스텔 1층 로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오피스텔 13층에 위치한 지인의 회사에 방문했다가 외투를 사무실 안에 놓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군기무사령부가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정국'이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세월호 유가족들을 불법사찰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하던 중 이 전 기무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에 출석한 당시 "당시 군의 병력 및 장비가 대거투입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우리 부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임무수행을 했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검찰은 그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장 기각 4일 만에 이 전 사령관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고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를 통해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지금 그 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는 뜻을 밝혔다. 또 "검찰에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인사들은 빈소를 방문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애도를 표하는 한편 일부 보수 인사들은 문재인 정권의 '정치 수사'를 비난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적폐라는 이름의 수사 중에 작고하셔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나라를 위해 충직한 삶을 살아온 분이 비통한 일을 겪게 돼서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검찰의 칼날이 이 전 사령관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하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문재인 정권 하에서 정치보복으로 안타까운 죽음이 생기는 것을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죽음으로써 아랫사람을 지키고 대한민국 육군의 명예를 지켜낸 고 이재수 사령관을 끝으로, 평생을 국가에 헌신한 군인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검찰의 수사는 더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기무사령관과 고교 및 육사 동창인 박지만 EG 회장도 3시간 가량의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제 인생에서 제가 사랑했던 분들이 아무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저를 떠나는 것이 상당히 괴롭다. 지금은 제 친구가 보고싶다."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세상과 작별한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고인의 유해는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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