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을3지구 일대. [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서울과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사업 열기가 지난해와 다르게 시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지방은 건설사가 시공자 입찰에 몰리면서 활황세를 띠고 있다.

7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최근 시공자 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건설 한 곳만 응찰해 유찰됐다.

재건축 흥행 보증 수표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하고 사업성이 좋기로 평판이 자자한 구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라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더구나 입찰에 앞선 현장설명회에서는 GS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한양 등 대형 건설사가 대거 참여하며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에 충격의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구마을3지구는 재입찰 공고를 내고 입찰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조합 측은 이번에도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비슷한 시기 서울 천호3구역도 시공자 선정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천호3구역 재건축 조합이 지난 10월말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건설사 참여 부족으로 자동 유찰됐다.

특히 조합은 천호3구역 재건축사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던 대림산업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입찰까지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앞서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서는 GS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반도건설·동부건설 등 12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들 단지 뿐만 아니다. 올해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천호4구역, 노량진2구역, 봉천4-1-2구역 등도 유찰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수도권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천 주암장군 마을 재개발은 현대건설 한 곳만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평택 합정주공835 일대도 대림산업‧삼호 컨소시엄 한 곳만 참여해 유찰되며 시공자 선정이 연기됐다.
 
반면에 지방은 대형 건설사가 몰리면서 시공자 선정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구광역시 만촌3동(수성32구역) 재개발이 시공자 선정 포문을 열었다. 만촌3동은 이달 개최한 시공자선정총회에서 GS건설과 한화건설을 놓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GS건설이 시공권을 안았다.

특히 12월은 지방에서 다수 사업지의 시공자선정총회가 같은 날 예고돼 있다.

대구 남도·라일락·성남·황실아파트는 이달 15일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해 롯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한신공영 중 한 곳을 시공자로 선정한다.

4600가구에 육박하는 초대형 재건축단지인 부산광역시 영도제1재정비촉진5구역도 15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하기 위한 조합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총회는 전남 광주에서도 열린다. 광주 방림지구 송림주택은 이날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해 남해종합건설·경하종합건설·신원건설 가운데 한 곳을 시공자로 선정한다는 구상이다.

경남 김해시 외동주공아파트는 조만간 조합원총회를 열어 태영건설과 코오롱글로벌 중 한 곳을 시공자로 선정한다.

전문가들은 시공자 선정 열기가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 식고 지방에서 달아오르는 현상은 정부 부동산 시장 규제와 재건축 수주 과정 비리 의혹 등이 겹치면서 건설사의 시선이 지방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노우창 한국주택문화연구원 기획실장은 “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열기가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얼어붙으면 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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