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일본 관광객이 급증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연말 연차소진 휴가를 갈 수 있게 된 윤수미(38세·여)씨는 가깝고 항공료도 저렴한 일본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애초에는 오사카 여행을 생각했으나 태풍·지진이 있던 터라 대체 여행지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도쿄를 알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껑충 오른 12월 항공권 가격에 깜짝 놀랐다.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김포-하네다 구간은 46만대였고, 반나절 정도 더 잡아먹는 인천-나리타 구간도 37만원대였다. 이는 윤씨가 여름 성수기에 알아봤을 때보다 10만원 이상 오른 것. 결국 20만원대 후쿠오카 항공권을 구매해 규슈 온천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쿄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랐거니와 좌석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탑승률을 살펴보면 주말 여행 패턴으로 목-일요일 또는 금-일요일 등은 만석에 가까울 때가 많다.

이와 같은 인기에 오사카 태풍·지진 영향으로 인한 반사이익인가 하고 여행사에 문의해보았다. 하지만 정작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요인은 항공료 인상으로 여행비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오사카·홋카이도 반사이익 여행지는 일본 내에서는 규슈이고, 해외 지역 가운데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이 있다”며 “규슈는 온천여행 덕분에 성수기이기도 하지만 역시 항공료가 20만원 전후로 저렴해서다. 특가로 10만원 초반대에 구매한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다시 항공사측에 가격 인상 요인을 문의해보았다. 돌아온 답변은 최근 일본인 이용객이 부쩍 늘었다는 것.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 항공사는 여름 이후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했고, 특히 도쿄 노선은 20% 정도 증가했다. 일본인 선호도가 더 높은 일본 국적사 일본항공과 ANA는 일본인 승객 비율이 한국인을 앞질렀다. 6:4 정도다.

피치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7:3과 8:2까지 일본인 승객이 많다. 한 달 이내 임박해 조회해보면 인천-하네다 항공료가 주말에는 45만원대 전후에 형성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치솟았다는 의미다.

4.25 판문점 남북정상 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모드가 부각됨에 따라 한국여행을 찾는 일본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5월 골든위크 때 서울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일본 관광객 [연합뉴스]

통상 한일 노선은 양국 승객 비율이 5:5를 기준으로 환율과 정치적 이슈 등에 따라 오가고 있다. 환율은 100엔이 1200원 일 때를 기준으로 1200원보다 비싸지면 한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 추세고 일본인이 늘어난다. 정치적 이슈로는 반일 감정 고조와 북한 핵미사일 등이 영향을 끼친다.

일단 환율 이슈가 최근 일본 관광객 급증 요인은 아니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14일 현재 환율은 100엔 996원으로 오래도록 1000원 전후를 오가는 상태다.

정치적 이슈로는 한류 등에 힘입어 2012년 351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방한 일본인 관광객수는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 독도 방문을 계기로 급감한다. 또 2015년 메르스를 겪으며 183만명으로 줄어 반토막이 났다.

올해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방한 일본인 관광객수는 5월 46.1%, 6월 40.2%, 7월 35.1% 등 큰 폭 신장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1~9월 누계도 209만명을 기록하고 있어 전년대비 21.7%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월 30만명 정도가 방문할 경우 5년만에 300만명대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상석 한국관광공사 팀장은 “신한류 등 영향으로 젊은층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다”며 “근거리에 한국과 대만, 홍콩, 중국이 경쟁지인데 한반도 평화 분위기로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서울 야경명소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여행 업계도 일본 관광객 맞이로 활기가 돌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비교해 성숙한 여행 시장으로 재방문객도 많고 개별 자유 방문객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취향을 가졌다. 숙박 역시 시내 4·5성급 호텔과 비즈니스호텔 이용을 중심으로 해 객단가가 높은 편이다.

역사 등 테마에 따라 지방여행을 찾는 이도 있고, 식도락이나 에스테틱 등 힐링 요소를 즐기는 이들도 다수다. 패키지 관광에서 방문하는 일부 관광지나 쇼핑지뿐 아니라 개별 관광객은 다양한 곳을 향유하길 선호한다. 

하 팀장은 “일본 관광객이 증가세이나 최근 방탄소년단 일본 방송 취소로 인한 반일감정 등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웃 주요 시장인 일본 관광객이 견고하게 성장해야 한국관광 산업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장 다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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