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간선거가 임박했다. 임기 6년의 상원 100명의 35명과 임기 2년인 하원 435명 전원을 새롭게 뽑게 된다. 현재는 여당인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상원은 공화당이 100석 중 51석, 하원은 435석 중 241석을 차지하고 있다. 여당이 다수이나 압도적이진 못하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 의원 지역 24곳, 민주당 성향 무소속 지역 2곳, 공화당 의원 지역 9곳에서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26곳을 지켜야 하고, 공화당은 9곳만 지키면 되는 선거인만큼 상원선거는 공화당이 유리하다. CNN은 공화당 의석이 한석 더 늘어날 것을 예측하기도 했다.

435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하원선거의 경우 현재까지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이다. 공화당은 지난 대선처럼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는 '샤이 트럼프' 표심을 기대하고 있겠지만, 폭발물 소포 사건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 사건 등의 증오범죄, 나스닥 종합지수 4.4% 하락 등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향세다.

결국 상원은 공화당의 우위가 유지되고,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다.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 모두 다수당을 장악했던 공화당 우위 구도가 변화해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이 강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 트럼프 탄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첫째, 여소야대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당할까? 러시아 스캔들, 성스캔들 그리고 최근에는 트럼프 참모들이 저항세력(resistance)을 자처하며 시끄럽다. 닉슨 대통령을 낙마시켰던 밥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의 좌충우돌 백악관 생활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기도 했다. 만약 이런 분위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탄핵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

미국의 탄핵제도를 보면, 하원 법사위원회가 탄핵조사를 발의하고, 조사를 통해 탄핵받을 만한 범죄가 인정되면 탄핵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다. 만약 하원이 민주당에 주도권이 넘어가게 되면 과반수의 표가 필요한 탄핵결의안 통과 가능성은 커진다. 다음 단계로 상원으로 넘겨진 탄핵소추건에 대해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상원의원 전원이 배심원으로 재판을 열어 최종결론을 내게 된다. 여기서 탄핵이 결정되려면 3분의 2(67인)의 상원의원 찬성이 있어야 한다. 공화당이 다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탄핵이 가결될 정도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설사 탄핵되더라도 미국의 경우에는 대통령만 물러나고, 부통령이 승계하게 된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를 상대하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북한 입장에서는 평창올림픽 당시 김여정과 김영남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던 펜스 부통령을 상대하기가 더 부담스럽다.

▲ 북한 비핵화 압박 더 거세진다
둘째,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번 중간선거에서 북한 문제는 반이민정책이나 증오범죄 등에 가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이벤트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상황만 관리했다.

문제는 중간선거 이후다. 대통령직(presidency)은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국민들의 지지를 선거 결과로 연결시켜야 하는 정치인의 입장과 국가라는 공적 공동체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 자원을 집행해야 하는 정책가의 입장이다. 선거기간에는 정치인으로의 고려를 중시했다면, 선거 이후에는 정책적 성과를 통해 재선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본질인 비핵화에 보다 집중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간선거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더욱 결과를 내기 위해 강대국의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부터 말이다. 따라서 중간선거 이후에 있게 될 북미고위급 회담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분기점이다.

▲ '샌드위치' 우리 경제는 심각한 수출 감소 걱정
셋째,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미국 국내 경제 상황을 보자. 2000년대 금융위기를 겪고, 오바마 정부시절 체질개선에 성공한 덕분에 경제가 호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고용률에 가까운 3%대의 실업률과 4.1%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을 내세워 중간선거를 치뤘다. 미국 국내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 선거에 지더라도 현재의 경제정책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국 경제가 호황이면 우리의 수출 환경이 좋아진다.

문제는 미중간의 무역갈등이다. 중간선거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갈등을 이어나가며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는데 더 집중할 것이다. 미중 서로간 20% 관세를 물리게 될 경우, 우리의 수출액이 505억불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진정될 경우에도 결국 타협점은 중국이 대미수출량을 유지하면서, 수입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연간 1777억 달러어치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대중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는 남북간의 분위기와 무관한 대북압박 강화와 수출 환경 악화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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