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 공공기관 국정감사가 예고된 가운데 이들 기관의 재정건정성, 연구개발(R&D) 사업비 등 유용, 추진 중인 사업 성과 등에 여야 의원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2일 국회에서 산업분야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들 기관의 재정건정성, 연구개발(R&D) 사업비 등 유용, 추진 중인 사업 성과 등에 여야 의원의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이달 초부터 이들 기관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며 국감 공세를 예고해왔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공공기관 국감 대상에 오른 기관은 △한국무역보험공사 △KOTRA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전략물자관리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총 11곳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 국감에서는 재정건전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공사 기금배수가 매우 높아 재정건정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할 방침이다. 기금배수는 재정건전성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척도로 유효계약액을 기금총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안정적인 기금배수를 유지하는 것은 기관 보증능력을 관리하는데 필수조건이다.

이 이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5~2017년)간 무보 기금총액은 평균 1조2568억원이지만 유효계약액은 평균 87조28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최근 3년간 기금배수는 평균 약 70배에 육박한다. 이 의원은 “위험부담이 높은 보험계약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기금운용 및 채권회수 전략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기금배수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보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채권 중 회수가능성이 낮은 기업회생 및 파산채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어 의원에 따르면 F등급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기업회생 및 파산채권’ 규모는 1조8800억원으로 전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회수가능성이 높은 A·B등급 채권은 3000억원에 불과해 차이를 보였다.

KOTRA에는 폐쇄대상 무역관을 방치해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취업자의 높은 복귀율에 대한 대책이 촉구될 전망이다. 어 의원에 따르면 KOTRA는 올해 감사원이 5개 무역관에 대해 폐쇄조치를 권고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최근 5년 동안 이들 무역관에 예산 127억원을 집행했다. 또한 KOTRA가 지원한 최근 3개년 해외취업자 10명 중 4명은 국내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나 해외취업자의 안정적인 장기근속을 위한 대책마련 방안이 촉구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이원복 전 원장이 해외 출장 전 공식 일정에 없는 현지 관광을 즐겼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 행사 참관 사흘 전 미리 출국해 파리 현지에서 문화 관광을 즐겼다. 우 의원은 "처음부터 유럽 관광을 염두에 둔 일정을 짰고 총 13회의 해외 출장에서 여비 1900여만원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또 시험원 고위 간부가 자신의 부당행위 민원을 덮기 위해 민원 제출자로 예상되는 직원을 회유하고 압박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 국감에서 이를 따져 물을 방침이다.

공적 물품 사적유용 논란도 제기된다. 시험원이 개청식 기념품, 홍보용 명목으로 구매한 디지털 체중계 ‘인바디’ 300개의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어 의원에 따르면 시험원은 2015년 4월 13일부터 7월 1일까지 단가 16만7000원에 ‘인바디’ 450개를 구매했다. 총 구매가격은 75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150개는 4월 13일 개청식 당일 참석자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구매금액 5000만원에 상당하는 인바디 300개의 사용처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험원은 2015년 당시 35억원 상당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던 시기라 방만경영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는 R&D 사업비 유용·횡령에 대한 지적이 예고돼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위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지난 8년(2011~2018년 10월)간 120건, 금액으로는 193억원에 달하는 R&D 사업비 부정사용을 적발하고 약 187억원 환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 환수액은 53.4%에 불과한 약 99억8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기술진흥원이 매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집행하면서도 정작 부정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안일한 대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위 의원 지적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는 국가산업단지 가동률과 생산액, 고용인원이 모두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가산업단지(한국산업단지공단 관할 36개) 가동률은 79.3%로 2013년 대비 2.8%포인트, 전년대비 3.2%포인트 하락했고 생산액은 2013년 586조9600억원에서 지난해 533조9300억원으로 9%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3년(2015~2017년)간 전국국가산업단지 고용인원 또한 103만2000명에서 101만4000명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북지역 국가산단 고용인원 수가 21319명에서 15235명으로 줄어 무려 28.5% 급락하는 등 산업위기지역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는 디자인표준계약서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촉구될 예정이다. 위 의원에 따르면 디자인업계 불공정계약과 갑질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디자인표준계약서 활용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디자인업체로 범위를 좁혀 봐도 계약서를 활용하는 업체는 13.4%에 불과해 실효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위 의원은 “사용상 번거로움과 계약서 내용이 준수되지 않는다는 불신으로 표준계약서가 디자인산업계에서 여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행위 적발·신고 시 제대로 된 보상 지급 등 표준계약서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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