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8 i30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 중형 왜건 'i40'가 올해 국산차 판매 꼴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을 얻던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가 40% 이상 급감하면서, i40가 단종 기로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i40는 지난 1~9월 내수 시장에서 146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16대가 팔린 셈이다.

i40는 한국지엠주식회사의 스포츠 세단 '카마로SS'(올해 누적 판매 148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볼트'(116대)와 함께 국산차 판매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국내 왜건 시장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전통적으로 세단 선호도가 높은 탓에 트렁크 공간을 천장까지 확대한 독특한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현대차는 판매 라인업 다양화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2011년 9월 i40를 출시했다. 국산 첫 왜건형 모델인 i40는 2012년 내수에서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판매량이 50% 이상씩 줄었고, 매년 단종설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에는 300여대 팔리는데 그치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 애초 유럽 전략형 모델로 제작된 만큼, 현대차는 국내 시장보다 3개월 가량 먼저 i40를 투입시켰다.

유럽 진출 1년 만인 2012년 i40는 3만7000여대가 팔렸고, 2016년까지 꾸준히 연간 2만대 이상씩 판매되며 '효자 차종'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i40의 유럽 시장 판매량이 △3월 1635대 △5월 705대 △7월 539대 △9월 331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7124대로, 전년 동기 1만2629대보다 44% 가량 쪼그라들었다.

현대차는 i40의 유럽 시장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이달 9일(현지시간) 상품성을 개선한 '2018 i40'를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는 이보다 앞선 6월에 출시됐다.

2018 i40는 안전·편의사양을 강화하고 약간의 디자인 변화를 거쳐 상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내수형 i40는 디젤 모델이 단종돼 가솔린 모델만 판매되지만, 유럽형은 스마트스트림 1.6 디젤 엔진이 새롭게 탑재됐다.

하지만 i40의 모델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상품성 개선이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올해로 출시 8년차를 맞은 i40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만 두 차례 실시됐을 뿐, 완전변경(풀체인지)은 단 한 차례도 거치지 않았다. 현대차가 통상 신차 출시 후 5~6년 주기로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 점을 감안할 때, i40의 상품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더욱이 당분간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i40가 국내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보여도 유럽 시장에서 이를 상쇄시켜왔다"며 "하지만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 부진이 계속된다면, 단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i40의 단종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유럽 시장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신형 출시를 앞두고 대기 수요가 늘어난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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