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舊 현대라이프, 왼쪽)이 연금상품 중심 포트폴리오로 방카슈랑스 채널에 재진입하며 흑자경영 실현에 노력하고 있다. 이재원 푸본현대 사장(오른쪽)은 "대주주 푸본생명의 DNA를 이식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진제공=푸본현대생명보험>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푸본현대생명보험이 자금을 품고 방카슈랑스 채널 재진입을 천명하며 흑자경영을 향한 닻을 올렸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는 "푸본생명 방카 영업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시장에 재진입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푸본현대는 이번달 14일 푸본생명에게서 2336억원, 현대커머셜으로부터 604억원 등 총 3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푸본생명은 당시 증자로 62.4%의 지분율을 차지하며 대주주로 등극했다. 이 유상증자로 푸본현대생명은 9월 기준 250%가 넘는 지급여력(RBC)비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BC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불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보유 비율을 의미한다.

푸본현대생명이 방카 채널을 활성화하려는 건 새 대주주인 푸본생명의 자본력과 방카 DNA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푸본생명은 대만에서 연금상품을 판매하는데 방카 채널을 주로 이용해왔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6월말 기준 방카 채널에서 초회보험료 2억6100만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공시 대상인 24개 생보사 가운데 방카채널을 운용하지 않는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푸본현대생명은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품계리실장에 요운굉 상무이사, 재무관리실장에 주산문 이사, 감사위원회위원장에 중총명 사외이사를 푸본생명으로부터 영입하는 등 방카 채널 강화에 고삐를 당겼다.

푸본현대생명은 현대라이프 시절 주 수익원이었던 퇴직연금을 비롯한 연금 상품을 방카 채널에서 주로 판매할 계획이다. 푸본현대생명은 현대자동차 계약금액 7136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업계 5위 수준인 총 1조2967억원을 기록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예전부터 연금상품에 주력해왔던 푸본현대생명은 대만 연금시장에서 경험이 많은 푸본생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미 상품계리실에서 방카에서 주력해서 판매할 연금 상품을 개발 중에 있으며, 방카 채널에서도 연금 상품을 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의 행보가 동양생명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동양생명은 2015년 중국안방보험에 인수되며 방카슈랑스 채널을 강화했다.

2015년에 1258억원이었던 동양생명 방카 채널 초회보험료는 2016년 2조2737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당시 동양생명은 '무배당 Angel 저축보험'을 주로 판매했다. 또 유일하게 일시납 양로보험 판매를 유지하며 방카 채널에 힘을 실었다.

방카 채널을 확장했던 동양생명은 현재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을 대비해 생보사가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은 저축성 보험의 보험금을 부채로 인식한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방카 채널을 축소하며 뒤늦게 IFRS17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1조9801억원의 방카 채널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기록한 3조8652억원보다 1조8851억원 줄어든 규모다.

중국계 보험사가 저축성 보험과 방카 채널을 확장하는 성격을 띠는 만큼 푸본현대생명도 동양생명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푸본현대생명은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푸본현대 관계자는 "대주주인 푸본생명 측에서 충분한 금액을 유상증자 받아 자본여력(RBC)비율이 적정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채널 확장에 대한 대비는 돼 있는 셈"이라며 "또 방카 채널에서 저축성 보험이 아닌 연금보험을 주로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IFRS17대비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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