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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히는 현대重...로봇 이어 의료까지

기사승인 2018.09.14  17: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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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 제조업 넘어선 4차산업 진출…플랫폼 기업화로 성장 돌파구 마련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직원들이 연구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조선업 등 전통적 제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4차산업으로 분류되는 의료 플랫폼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너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 중인 현대중공업은 일감이 바닦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로봇 및 선박수리 서비스에 이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업에까지 진출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칭)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3사의 목표는 아산병원의 방대한 빅데이터 자원을 활용해 의료서비스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아산 병원에서는 연간 6만3791여건의 고난이도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또 1일 평균 외래환자만 1만2000명에 달해 국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의료 관련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의료업계에서는 국내 의료 빅데이터 시장이 오는 2023년이 되면 5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3년 대비 약 7배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측은 우선 희귀난치성 질환 관련 신약개발 제약사 및 보험사, 서비스의 질 향상을 원하는 기타 의료기관 등으로부터의 데이터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0년까지 의료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완성하고 향후 3년간은 사업모델 다각화·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0억원을 공동 출자해 총 1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의 생산·유통·판매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기업이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며 "금융은 물론 전통적인 제조·유통 산업도 이제는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 소비자 우선의 플랫폼 기업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새로 출범하는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임상시험 정보, 예약기록, 의료기기 가동률 등의 정보를 비식별·익명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 교수들이 참여한 맞춤형 의학 자문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업모델 다각화 및 전략 등을 담당했으며, 아산병원은 정보 제공 역할을 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플랫폼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2020년경 의료 빅데이터 통합플랫폼이 완성되면 의료정보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IT 전문 해외기업들과의 기술 교류를 확대해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1위를 달리는 조선사가 4차산업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의료빅데이터 사업에 나선 것에 대해, IT업계에서도 전통적인 제조업을 대표하던 현대중공업이 고성장을 이루는 신사업 대열에 낄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업 결정과 함께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실장은 "국내 대표 의료정보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정 실장이 언급한 플랫폼 기업 전환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산업현장에서 본격화되는 현상이다. 2010년 이후 5년간 개인당 정보 검색량은 50배 늘었으며 뇌 활동도 그만큼 활발해 지면서 '소비자가 주인인 세장'이 됐다는 것.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포노사피엔스(phono-sapience) 시대에는 일방적인 공급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모든 기업들이 이용자의 니즈를 섬세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남들이 못하는 아주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비지니스의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국내는 개인의 민감한 건강정보를 보호하면서 빅데이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4차산업 발달 수준이 뒤쳐진 감이 없지 않지만 의료부문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과 노하우를 잘 활용하면 세계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며 "하지만 차량공유 서비스도 못하게 막는 국내 법이 과연 빅데이터 활용을 허용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정보 활용 방안은 없지만 빅데이터와 관련한 규제가 바뀌면 사업모델이 더 넓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조선 침체 등 그룹이 전반적으로 힘든 가운데 성장의 돌파구 찾기 위해 마련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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