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최근 화력연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발전사업 운영 여건은 몹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으로 동서발전은 환경성과 안전성이 뒷받침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체질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한국동서발전이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수장 박일준 사장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화력발전 운영 구조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으로 개편하는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며 미래성장 동력 창출에 나서고 있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세계적 추세를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일준 사장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그는 가능한 범위에서 에너지를 전환할 수 있도록 지혜와 아이디어를 발휘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에너지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발전사업의 운영 여건은 몹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동서발전은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경제성 위주 발전에서 환경성과 안전성이 뒷받침되는 에너지신산업으로 체질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서발전은 현재 신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저장장치(ESS), IoT, 스마트그리드 개발 사업 등 개별사업은 물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에너지 융·복합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 중이다.

동서발전은 태양광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총 36.7M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영덕군과 에너지농어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팜과 태양광, ESS 연계사업을 두 곳베서 추진하고 있다. 

동서발전 합작사인 당진에코파워는 당진에 1940㎿ 규모 석탄화력발전소 2기(각 970㎿)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확보한 30만7438㎡ 크기의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9.8㎿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로 결정했다. 박 사장은 “당진 부지 연료전환은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의 첫 구체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풍력발전에도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육상풍력으로 국내 2대 종축에 750MW급 동해안 윈드벨트(Wind Belt) 및 140MW급 서해안 윈드팜(Wind Farm)을 조성한다. 또 경주 풍력(37.5MW) 1, 2단계를 필두로 강원도지역을 아우르는 동해안 윈드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강원도와 주민이 함께하는 태백 가덕산(43.2MW)풍력과 주민참여형 사업인 양양 만월산(40MW)풍력을 착공할 예정이다.

해상풍력은 대규모로 진행한다. 지난 6월부터 동서발전, 기업체, 울산대 등이 공동 참여해 200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 설계기술 개발과제에 착수했다. 박 사장은 “부유식 해상풍력은 어업권, 소음 관련 민원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속적인 산학연 합동 연구를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의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 경영을 이룩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졌다. 그 일환으로 현장을 찾는 ‘일일체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 근로자가 직면한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동서발전이 폭염에 지친 택배기사, 방문객 및 근로자들의 갈증해소와 청렴인식 향상을 위해 오는 9월말까지 울산화력 경비실에 “깨끗한 물처럼 우리 모두 청렴하자”는 의미를 담은 ‘오늘도 청렴 水’를 비치한다.

다음은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과의 일문일답.

Q.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드린다. 5개월 지난 시점 목표는 구체화 됐는가. 또한 사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이 바뀐 점은 무엇인가.

동서발전의 새로운 비전은 기존 ‘발전사’에서 ‘에너지기업’으로의 업의 확장을 통한 친환경적 미래사업 발굴이다. 비전 달성을 위해 미세먼지 저감률 70%,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5%, 일자리 창출 2만7000개 등 8대 경영목표와 12대 전략과제를 정립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자한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5.06GW를 목표로 정부 목표인 20%를 초과한 25%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정체된 성장 동력을 타파할 수 있는 미래사업을 발굴해 직원들이 회사 미래에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항이자 가장 많이 바뀌고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토대로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해 추진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깨끗한 에너지로 풍요로운 세상을 여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나가겠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8일 박일준 사장이 일산화력발전소를 찾아 현장점검을 했다. <사진제공=동서발전>

Q. 동서발전만이 가진 자랑거리가 있다면.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보통 사옥을 새로 짓더라도 근무환경은 그대로 옮겨오기 마련인데 동서발전은 근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조성했다. 대표적인 게 동서발전의 스마트오피스다. 인근 학교에서 견학을 많이 오기도 한다. 직원들이 정해진 자리가 없다. 클라우드 환경이기 때문에 사무실엔 개별 모니터만 있다. 유선 전화기도 없어 휴대폰으로 앱으로 연동시켜놓았으며 프린트, 복사기 등 주변기기를 하나로 모았다. 집중 근무가 필요한 직원들은 각층에 집중 근무할 수 있는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놨다.
처음엔 생소했으나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이 같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직원들의 적극적인 마인드도 자랑거리다. 발전사업자는 발전량 확보를 위해 발전기가 고장 없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데 보수적인 경향이 많다. 하지만 동서발전은 이 같은 면에서 진취적이고 직원들의 마인드가 적극적이다. 취임 후 업무보고서를 보니 다른 발전사보다 먼저 뛰어든 크고 작은 분야가 40여 개가 된다.

Q. 에너지 과도기를 맞아 동서발전 내부 구조와 사내 분위기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석탄에 대한 국민 인식은 좋아질 수 없다. 석탄을 주력으로 국내 전력생산 9.5%를 담당해온 발전사로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석탄은 환경적 측면의 개선을 이룩해 한정된 시한 동안만 발전시키고 그 이후에는 이를 대체해 할 자원을 찾아야 한다. 석탄을 주력 발전원으로 사용해온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놓인다는 사실에 우려와 불안이 존재한다. 사장으로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마인드 조성이라고 생각한다. 사내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변화의 시작을 반드시 만들겠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환경의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지만 이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미리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발전사 수장으로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가능성을 전망한다면.

여태껏 신재생에너지를 배제한 정부는 없었다. 무엇보다 추진 의지가 중요한데 현 정부는 열의를 갖고 임하고 있어 전망이 좋다. 2030년까지 발전비율 20% 달성에 근접하거나 아니면 넘길 수도 있다고 본다. 동서발전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목표는 ‘2030년, 25%’다. 단 부지 확보와 기술력 제고 측면에서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지혜가 필요하다. 국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지를 영농형 태양광으로 활용하거나 조계종이나 사학재단 등의 소유 부지를 재생에너지 발전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각 정부부처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한정된 토지와 자원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산업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 농식품부, 국방부 등 부처가 함께 발전사업에 대한 종합적 검토에 나서고 불필요한 규제 해소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

Q. 에너지전환에 따라 화석에너지 발전 인력과 설비 감축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한데.

가장 크게 걱정되는 부분이다. 석탄발전인 호남화력과 울산화력 폐지년도가 2021년, 2022년이다. 두 곳 합해 인력이 약 280명 규모다. 음성 LNG 발전소가 준공되면 인력을 이동시켜 손실을 상쇄할 수 있지만 규모 면에서 역부족이다. 동일한 규모 발전량의 LNG 발전소보다 화력 발전소에 투입되는 인원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간처럼 구조조정을 할 수는 없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폐지되는 호남과 울산 발전소 부지에 LNG 복합발전소나 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신규 발전소 유치 계획을 포함시키는 방법도 있다. 님비현상(NIMBY)으로 인해 과거처럼 한 지역에 발전소를 대량으로 유치하기는 힘들다. 석탄 발전 인력을 흡수하기 위해 완충장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다원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발전사업자로서 시장 개척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 분야가 있는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복합한 에너지 신산업이 타사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발전사 최초로 추진 중인 ESS 최적 솔루션 운영사업은 현재 20MWh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200MWh까지 10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200MWh 기준으로 참여기업은 약 2400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우위 확보를 위해 세계 최초 해수 ESS 개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신기술이나 장수명 전지소재 개발 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효율화 사업 추진을 위한 SPC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드론을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진단 서비스, 로봇을 활용한 태양광 최적 클리닝 솔루션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일준 사장이 공직 종사자의 청렴의식을 제고하자는 의미의 청렴수를 들고 있다.

Q.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미세먼지, 신기후체제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환경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2017년도에 방지시설 개선에 365억원을 투자했으며, 당진 9,10호기가 신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년도인 2015년 대비 전사 대기오염물질을 20% 감축했다. 또한 기존 탈황·탈질설비를 고효율 환경설비로 교체하고, 당진화력 저탄장을 옥내화 하는 등 2030년까지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사 대기오염물질을 70% 이상 감축할 계획이며 추가적인 감축을 위하여 습식 전기집진기, 무누설 열교환기 등 신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박일준 사장은 31회 행정고시 합격 후 1988년 4월 공직에 입문했다. 지식경제부 운영지원과장과 정책기획관을 거쳐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을 지냈다. 2013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부처를 옮겨 정보통신산업국 국장,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등 요직을 맡았다. 2014년 5월 다시 산업부로 옮겨 에너지자원정책관, 산업정책실 실장, 기획조정실 실장을 역임했다. 2018년 2월부터 제7대 한국동서발전 사장으로 취임 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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