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당시 대만 현지 과자점 화장실에서 제보자가 발견한 의문의 구멍 <사진제공=독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대만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한 여행객이 한국인 전용 쇼핑센터 화장실에서 ‘몰카 구멍’으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해 여행사에 문제를 제기한 일이 최근 발생했다. 현지에서는 일이 커지자 그제야 줄곧 방치했던 구멍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윤혜은(가명·34세)씨는 여름휴가로 지난 8일부터 3박4일 대만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패키지여행은 정해진 코스대로 다녀야 하지만 대만은 과거 역사와 고궁박물관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관광 요소가 많아 윤씨는 가이드 설명을 듣는 것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11일 패키지 일정 일부로 대만 파인애플 과자 ‘펑리수’와 요즘 유행하는 ‘누가크래커’를 파는 과자가게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던 윤씨에게 다른 관광지와 식당에 없었던 의심스런 구멍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영화관 등 10대~20대 많이 몰린다는 장소 화장실에 있다는 바로 그것이었다. 윤씨는 찜찜한 기분이 들어 가이드에게 이를 문의했다. 가이드는 과자가게에 알아보고 “화장지 걸이를 설치했던 구멍이다. 몰카(몰래 카메라)는 발견된 적 없다”고 즉시 답변했다.

하지만 윤씨는 다음으로 방문한 여행사 지정 한국인 전용 쇼핑센터에서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곳 여자 화장실에도 여기 저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윤씨는 재차 가이드에게 이 이야기를 했지만 그는 화장지 걸이 얘기만 반복할 뿐 그렇게 흐지부지 여행을 마쳤다.

11일 귀국한 윤씨는 이 일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결국 14일 화요일 오전 A여행사에 정식으로 문의를 했고, 이어 이날 오후 여행사는 현지 확인을 거쳐 사과문과 해당 장소를 즉시 수리해 구멍을 막은 사진을 윤씨에게 보내왔다.

제보자가 여행사에 이의를 제기한 후 조치한 모습 전후 <사진제공=독자>

윤씨는 “전에 몰카 고발 기사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설치 특성상 경사지게 촬영이 어려워서 여자가 앉았을 때 높이에 맞춰 구멍을 뚫는다. 그러면서 하필 그 위치가 눈에 버젓이 잘 들어와 방심하게 되는 곳”이라고 문제 제기 이유를 밝혔다.

또 “대만을 여행하는 동안 다른 관광지랑 식당에 없었는데 유독 한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 여자 화장실에 구멍들이 있는 것도 이상하고, 설령 몰카가 아니더라도 여자 화장실에 그런 구멍이 있으면 기분 나쁘고 신경 쓰이지 않냐”며 “가이드 말로는 한 해 한국인 100만명이 대만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수많은 여자들이 여기서 불편했을 것이고 개선돼야 마땅하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A여행사는 윤씨에게 “현지에서 문제를 제기해주셨을 때 즉각적으로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두 곳 모두 보수공사를 조치해 사진을 보내왔다”며 “원래 휴지걸이인데 이용객 악력 등으로 인해 뽑히면서 생긴 구멍이고 해당 쇼핑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적도 없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해당 건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 죄송하고, 문제를 제기해주신 덕분에 다른 분들 불편까지 해결하게 돼 감사드린다”고 표시했다.

14일 본지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해당 과자점과 쇼핑센터는 A여행사 외에도 신문·TV 광고를 하는 국내 유수 여행사 대부분이 패키지 일정 진행시 업체에 따라 최소 1곳 혹은 2곳 모두 들어가는 필수 경유지였다. 윤씨가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덕에 이후 여행하는 많은 여자 관광객들이 불편을 면하게 됐다.

윤씨는 “휴가 직후라 바쁘기도 하고 그냥 지나쳐버릴까 하다가 아무래도 마음이 쓰여 요청한 것인데, 뜻밖에 빠르게 해결돼 기쁘고 조치 사진을 받은 순간 후련한 기분이 들고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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