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반올림(반도체 근로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도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갈등이 무려 11년만에 봉합할 수 있게 됐다. 

23일 재계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18일 내놓은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위원회 측에 통보했다. 반올림도 같은 날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조정안을 제시하고 양측이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조정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양측의 의견을 듣고 중재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특히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할 경우 더이상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나올 중재안에 대해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조정위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반올림 측도 조정위의 통보에 대해 수용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타결이 유력해졌다. 

위원회가 정리할 ‘제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양측의 갈등은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라인 근로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백혈병 질환을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시작된 가운데 이듬해 3월 ‘반올림’이 결성됐다.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무산된 가운데 2015년 9월 삼성전자는 자체 보상안을 마련하고 신청자들에 한해 보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보상안을 거부한 일부 피해자들은 같은 해 10월 7일부터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으며 이달 2일 농성 1000일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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