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케이프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호텔 설립과 운영에 참겨한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들을 소개했다. 사진 앞 제일 왼쪽 김범수 레스케이프 총지배인, 앞 제일 오른쪽이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신세계조선호텔이 첫 선을 보이는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가 파격적인 객실 판매가로 관련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발단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호텔 가운데 대표격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보다 객실료를 높게 책정해 내놓으면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킹닷컴 등 온라인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레스케이프 호텔은 대표 객실인 디럭스 더블룸 아틀리에(41㎡)를 7월 주중 38만632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동기간 비즈니스 디럭스 킹룸(36㎡)을 32만9120원에 판매하고 있어 레스케이프보다 6만원 가량 낮다.

호텔 객실료는 통상 호텔등급과 시장 원리, 가격 정책 세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호텔등급의 경우 한국관광공사가 결정하며 별 5개가 최상위 등급이다. 객실 환경, 부대시설, 직원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실제 객실료 형성은 이에 더해 브랜드 인지도, 호텔 위치와 시기 등에 따라 더 선호되는 조건을 가진 곳이 더 비싸게 형성된다.

이러한 점을 두루 감안했을 때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5성급 호텔이자 역사와 전통, 최고급 시설과 인적 서비스를 갖춘 곳이다. 실제 호텔 객실료도 서울에서 수위에 속한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자체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를 내놓으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을 두루 초빙해 협업한 것으로 안다. 그만한 가치를 지향하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렇대도 부티크호텔은 3성 이상 5성급 미만인데, 시장을 무시하고 자사 최고급 호텔인 웨스틴조선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한 것은 좀 의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자료출처=호텔 예약 사이트>

이와 관련해 김범수 레스케이프 총지배인은 17일 개관을 앞두고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전반적으로 부티크호텔 호텔요금(가치)이 낮게 책정돼 있는 편이고, 동시에 레스케이프와 비교할 만한 고급스러운 컨셉트를 반영한 호텔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5성급 호텔들이) 객실료는 낮고 식음업장은 외부 대비 고가로 책정돼 있는데, 레스케이프는 반대로 객실만큼은 제값을 받고 식음업장은 외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그랜드오픈하는 레스케이프는 ‘호텔업계 어벤져스’라고 지칭할 만큼 국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준비했고 운영한다. 고사양이다보니 그만큼 높은 객실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상세 면모를 살펴보면 인테리어는 부티크호텔 대가인 자크 가르시아가 19세기 귀족사회에서 영감을 받아 감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해냈다. 또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신세계조선호텔측이 직접 제작한 가구와 실크 자수벽지, 조명설비, 앤티크 소품 등에 적잖은 비용을 투자가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편안한 수면 환경을 위해 프리미엄 베드 에이스 헤리츠와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 줄리아비의 핸드메이드 100% 면 소재 등을 채택했다.

호텔에 들어서면 생화로 만든 플라워 데코레이션과 특유의 향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런던 플로리스트 토니마크류와 조향사 알리에노르 마스테가 협업하고 있다. 식음업장은 각각 중식당 팔레드신은 홍콩 유명 레스토랑 모트32와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은 미쉐린2스타 더모던과, 바 마크 다모르는 월드 베스트 바 1위를 만든 택소노미와 협업했다.

레스케이프 객실 모습 <사진=이태구 기자>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텔 업계와 전문가들 시선은 냉정한 상황이다. 실제로 힐튼이 6성급이라고 내세우는 콘래드 서울이 현재 디럭스 킹룸(48㎡)을 레스케이프와 동기간 조건으로 24만57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최고급에 신경쓰고 있는 서울신라호텔이 디럭스더블룸(36㎡)을 동기간 31만46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 럭셔리호텔 마케팅 이사는 “시장이 외면하는데 당해낼 장사 없다”며 “레스케이프가 바라는대로 가격과 가치가 인정받기에는 더 낮은 객실료를 제시하면서 조건이 뛰어난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또 이들이 책정하고 있는 객실료가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레스케이프 개관을 앞두고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는 “웨스틴조선과 포포인츠 등을 오랫동안 운영해오며 자체 노하우를 축적해 독자 브랜드 사업을 첫 출발하게 됐다”며 “향후 5년간 5개 이상을 더 선보일 계획이고, 새로운 호텔 플랫폼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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