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임박하면서 '스카이라이프'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점유율 상한 규제가 완전히 없어져 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데다 최근 남북 해빙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북한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받고 있다. KT가 33.33%의 점유율 상한선 적용을 받는 반면,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나머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저소득 고령층(기초연금수급자) 요금 감면 등에 따른 무선 수익 약화에 따라 IPTV를 내세운 유무선 결합 상품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KT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과 SO(케이블TV), 위성방송을 합친 유료방송시장 전체 1위 사업자인 만큼 단순한 가입자 유치 차원에서 벗어나 시장 1위 사수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IPTV법 제13조에 따라 특수관계자 시장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사업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3%)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다.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시장을 지배해 경쟁구조를 왜곡하고 여론을 독점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IPTV에 가입자를 뺏기고 있는 케이블TV업계에서는 합산규제 일몰 연장을 주장해왔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합산규제 효력을 2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합산규제 일몰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국회에서 여야 간 대치가 지속됐고 6.13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며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 KT는 이대로 일몰 시점만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다. 

스카이라이프 측은 "합산규제 시행 직전일 대비 최근(5월)까지 42% 기업가치가 하락했으며, 합산규제 이후 3년간 스카이라이프와 올레TV(IPTV)를 동시에 시청하는 가입자인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가입자가 50만 명이 순감하는 등 회사의 성장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이에 따른 수신료 매출이 감소하는 등 합산규제의 피해는 고스란히 위성방송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합산규제는 2015년 6월 3년 후 사라지는 ‘일몰’을 조건으로 만들어졌다. 향후 KT와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특정한 합산규제는 폐지되지만 SO와 IPTV 점유율 3분의 1 규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즉 3분의 1 규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위성방송 KT에 대한 입법만 미비한 상태가 돼 이론상으로는 100%까지 유료방송 시장 점유를 확장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는 것에 더불어 IPTV사업자 KT를 통해 33.33% 규제상한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복수케이블TV방송사업자(MSO) 인수 또한 검토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CJ헬로와 딜라이브가 매물로 여겨지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기준 CJ헬로는 가입자 410만8644명(13.10%)을, 딜라이브는 205만538명(6.54%)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957만9081명, 시장점유율 30.54%로 규제 상한선(33.33%)을 가까스로 피했다. KT와 스카이라이프를 따로 놓고 보면 각각 633만9759명(20.21%), 323만9322명(10.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는 27일 합산규제가 일몰될 경우 KT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33.3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합산규제인 33.33%에 미치지 않는 가입자를 보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딜라이브를 인수할 시 26.75%로 합산규제 상한선에 도달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KT는 인터넷 통신과 방송 결합상품에 KT IPTV와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모두 묶어 판 적이 있는데, 스카이라이프의 약정이 끝나면 가입자들이 IPTV로 갈아타는 식으로 초기 시장 점유를 확대했었다"며 "IPTV사업자 KT에는 33.33%라는 점유율 상한선이 남아있는 반면,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서는 제약 없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는 M&A를 통해 33.33% 규제 상한선에 도달하지 않는 선에서 IPTV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MSO 인수를 검토할 여력이 있고, IPTV 사업이 33.33% 상한선을 거의 채울 경우는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케이블TV 가입자가 IPTV에 역전당하는 등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MSO들의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 등이 맞지 않으면 당장 유료방송업계에 M&A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고, IPTV 사업자들도 케이블TV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만큼 KT가 당장 M&A를 적극 검토하기 보다는 스카이라이프에 공을 더 들일 것으로 쪽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그룹 차원에서 남북 경협 조직을 확대하며 남북 통일 시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 5월 남북경제협력과 남북 간 ICT 교류 확산을 위해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신설했다. KT 남북협력사업개발TF는 경영기획부문장 직속의 임원급 조직으로 출범하고 즉각적인 업무추진, 전사적인 지원을 받는 등 남북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 위성방송 사업자로 무궁화 6호 위성을 통해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안테나 등 수신설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KT 위성 계열사인 KT SAT은 위성망을 바탕으로 북한 농어촌 지역 위성인터넷 보급, 통신 규격 표준화와 아울러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송출 등 다양한 사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스카이라이프는 통일부 산하 남북 하나재단과 함께 북한이탈주민 대상 방송 지원에 나서는 등 통일 시대에 대비에 힘을 더하고 있다. 

또 내수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TV와 스카이라이프 LTE TV(SLT), 인터넷 프로토콜(IP)백업 등 위성방송 상품경쟁력을 강화해 단방향이 아닌 IP형 위성방송 서비스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케이블TV업계에서는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입법미비가 되는 만큼 대체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속 대책이 없는데다 국회 논의가 한차례도 이루어지지 않고 KT를 겨냥한 합산규제가 일몰됐다"며 "하반기 과방위 등 원 구성이 다시 진용을 갖추는 만큼 추후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제동장치 마련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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