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수혜 자원으로 희토류가 주목받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개발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희토류 채굴 과정서 심각한 환경 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첨단 산업 필수 소재로 꼽히는 희토류가 연일 화제다. 남북관계 해빙 무드 속에서 북한 내에 상당량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혜 자원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혜 자원은커녕 캐내기조차 힘들다는 반론이 나온다. 희토류가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 때문이다.

희토류는 4차 산업혁명에 필수 자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반도체, 전기‧하이브리드차, 풍력‧태양 발전 등 분야에서는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현재 희토류 공급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희토류 79%를 생산했고 호주와 나머지 국가는 각각 15%, 6% 공급에 그쳤다.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중국은 '희토류 대일 수출 금지'를 무기로 일본과의 센가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매장돼 있는 희토류가 한국의 새로운 미래 산업 먹거리로 각광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북한 내 매장돼 있는 희토류는 무려 2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북한 희토류 잠재가치를 적게는 3200조원, 많게는 1경1700조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추청 치기 때문에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상당한 양이 매장돼 있다는 사실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희토류 채굴 과정서 환경오염이 심각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희토류 개발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희토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높게 취급받는 광물 중 하나”라면서도 “북한 시장이 열리더라도 희토류 개발에 본격 뛰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채굴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자신들 국토에 희토류가 매장돼 있지만 채굴하지 않고 있는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희토류가 포함된 광석에는 우라늄이나 토륨 같은 방사성 원소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를 채굴하고 정련하는 과정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고 이것이 흙과 물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광석을 정제하는 데 강한 산성 용액을 사용해야 하는데 사용 후 처리가 쉽지 않아 산업폐수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은 개발보다는 개발도상국에서 채굴과 가공을 마친 것을 수입하는 형태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까지 희토류 최대 생산국이었지만 생산량을 급격하게 줄여 중국에 자리를 넘겨줬다.

중국이 공급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자체 채굴도 쉽지 않자 자동차 회사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희토류 사용을 줄이고 대체 자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요타는 올 2월 희토류 없이 전기차용 영구자석을 만드는 기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애플도 지난해 말 희토류 대신 재활용 자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광물 개발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전망해 보려면 세계적 추세를 봐야 한다”며 “현재 대부분 선진국들은 희토류 개발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북한 제재가 풀려 (북한 내 희토류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 되더라도 환경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이 희토류 개발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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