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을 위주로 보장범위는 같지만 비싼 보험료가 부담되는 종신보험보다 정기보험이 각광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 건강을 자부하던 30대 직장인 김모 씨. 최근 보험에 관심이 부쩍 생겼다. 얼마전 타 부서의 상사가 갑자기 쓰러져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부터다. 김 씨도 자신이 사망했을 때, 홀로 남게 될 자신의 가족이 걱정됐다. 김 씨는 이러한 위험을 대비코자 종신보험을 가입하려 했지만, 매월 20만원에 육박하는 보험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계약을 망설이며 차일피일 미루다 김 씨는 우연히 종신보험과 비슷하지만, 보험료는 6만원 수준인 정기보험을 발견했다.

보험료가 부담돼 쉽게 들지 못했던 종신보험 대신 기간을 정해 사망을 보장하는 정기보험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종신보험은 전생애를 보장기간으로 삼는 사망보험이다. 언제, 어떤 경우로 사망해도 약정된 보험금이 지급된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되는 방식이다. 유족 생활보장이 목적이다.

종신보험은 질병·사고 등에 대비한 보장성보험의 성격과 함께 계약자의 소득수준 및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보장을 조합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보장기간이 '종신'으로 설정된 만큼 보험료는 비싼 편이다.

40세 남성이 삼성생명의 'The안심종신보험'을 순수형, 종신 70세 납, 주계약 1억원 기준으로 가입했을 시 한 달 보험료는 19만4200원에 달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 소비자로서는 부담되는 금액이다.

이에 일정한 보험기간 내에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경우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기보험’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40세 남성이 삼성생명의 'The안심정기보험'을 순수형, 70세 만기, 주계약 1억원 기준으로 가입하면 한 달 보험료는 4만7000원에 불과하다. 종신보험과 비교해 평균 60%가량 저렴하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같이 보험기간 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보장은 같지만 보험료가 저렴해 주로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보험금은 사망 또는 80%이상 장해시 지급된다.

보험을 가입한 고객이 보험증서를 확인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보험기간 만기일까지 생존할 경우 보험금 지급 없이 계약이 만료돼 소멸된다는 것이 종신보험과 다르다.

생보사가 2021년 도입되는 신국제회계기준(IFRS17)의 특성상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성장시키며 정기보험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생보사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조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감소했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22.0%가 줄어든 3502억원을 기록하며, 저축성보험보다 적은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도 부채로 잡히는 특성때문이다. 이에 향후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활성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IFRS17을 대비해 부채 만기 듀레이션이 짧은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보험사 위주로 정기보험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생보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기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5월 5010만6130원을 기록한 이후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1682건의 정기보험을 판매해 7998만658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였다.

계약건수도 △ 2017년 11월 1659건 △2017년 12월 1682건 △2018년 1월 1604건 △2018년 2월 1560건 △2018년 3월 1673건 △2018년 4월 1602건을 기록하며 고른 판매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한 구조를 지닌 정기보험은 비대면 채널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전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전체 상품 가운데 정기보험을 11.0% 판매했다. 상품범위를 줄이면 점유율은 높아진다. 라이프플래닛의 10종 보험 상품 가운데 2016년 말 25.1%를 기록했다. 라이프 플래닛은 2016년 정기보험 초회수익료는 2015년보다 57.6% 증가시킨 바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는 상품 판매 비중을 따져 받는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만큼 규모가 작은 정기보험보다는 종신보험을 먼저 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정기보험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향후 대면 채널로도 정기보험의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여전히 향후 연금으로 전환을 원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편"이라며 "정기보험은 보다 단순하고 보험료가 싸다는 장점으로 주로 젊은 층을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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