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오는 27일 KT의 발목을 잡던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 예정인 가운데 CJ헬로 중심의 통신·방송 시장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T의 33.3% 점유율 제한이 풀리면서 CJ헬로와 M&A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고 CJ헬로의 최대 주주 CJ오쇼핑도 내달 1일 CJ E&M과 합병을 마무리하는 만큼 CJ헬로의 향방이 유료방송시장 재편의 본격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비롯한 케이블TV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에서 SK텔레콤(브로드밴드)의 견제 등 향후 통신사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CJ헬로는 매각과 관련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합산규제 일몰, CJ ENM 출범과 맞물려 CJ헬로의 거취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J E&M과 CJ오쇼핑의 합병 이후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매각해 새로 출범하는 CJ ENM의 투자 재원으로 쓸 것이란 관측이 지속 제기됐고, CJ그룹 비전인 '월드베스트 CJ'에서 글로벌 공략을 강조하는 반면 CJ헬로의 사업은 내수 위주라는 지적이 크다.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CJ그룹의 실현 목표다. 

CJ헬로의 최대주주 CJ오쇼핑은 오는 7월 CJ E&M과 합병하고 국내 최초의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같은 CJ그룹의 구조 재편은 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인수 추진, 알리바바의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사 앰블린 파트너스 지분 인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으로는 아마존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미디어 기업과 커머스 기업의 결합이 본격화되는 중이다. 

CJ ENM은 당장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등과 경쟁한다는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는 베트남 호찌민의 '다다(DADA)스튜디오 베트남'을 거점으로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산업 위주의 유료방송 플랫폼 회사 CJ헬로의 미래 방향을 놓고 CJ그룹은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J헬로는 올해초 LG유플러스와의 인수합병설에 휘말린 것 이외에도 2016년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추진하다 불발된 전례가 있다.

지난 5월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임박설과 함께 CJ헬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5월 18일 장 마감 후 계약 체결 소식이 발표될 예정이며 LG유플러스는 케이블 사업만을 인수하고 보편요금제 등 영향으로 알뜰폰 사업의 거취는 미정이라는 시장의 소문까지 돈 바 있다. 실제 이와 같은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CJ헬로의 향방을 두고 이통사와 물밑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는 딜라이브와 CJ헬로가 매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통신3사에게는 CJ헬로의 매력도가 조금 더 부각되는 중이다.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자로서는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점, 또 다른 매물인 딜라이브의 인수가가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가격 부담이 되고 있는 점 등에서 CJ헬로를 신호탄으로 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앞서 CJ그룹이 계열 제약사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한 점에 비춰봤을 때 CJ헬로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많다.

올해 초 CJ그룹은 비주력 계열사인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1조3000억원에 매각하며 34년 만에 제약사업에서 손을 뗐다. 글로벌 1등 성장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다.  

이처럼 시장의 관심이 CJ헬로에게 쏠리는 이유에는 CJ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외에도 지난해 11월 말 IPTV 가입자(1422만281명)가 케이블TV 가입자(1409만7123명)를 추월하는 '유료방송 크로스오버' 현상이 나타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IPTV 매출도 케이블TV 매출을 역전했다. IPTV 매출은 2014년 말 1조4872억원에서 2015년 말 1조9088억원, 2016년 말에는 2조4277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케이블TV 매출액은 2014년 말 2조3462억원, 2015년 말 2조2590억원, 2016년 말 2조1692원억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통신3사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노령층 등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으로 타격을 입었는데, 반대로 미디어∙콘텐츠와 상품 영역의 매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IPTV가 구원투수로 자리매김 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통신사업에서는 SK텔레콤에 이은 2위이지만, CJ헬로 등 케이블TV 인수를 성사 시에는 유료방송시장에서만은 절대적인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통신 3위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도 CJ헬로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 2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케이블TV M&A를 시도하게 될 것" 이라면서 "특히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시에는 시장 순위가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로 재편되는 만큼 SK브로드밴드 역시 이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합산 957만9081명(30.54%), SK브로드밴드 428만3228명(13.65%), CJ헬로 410만8644명(13.10%), LG유플러스 341만5855명(10.89%) 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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