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2019년형 스팅어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기아자동차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출시한 지 정확히 1년 만에 연식변경 모델을 투입했다. 국산 고성능차 후발주자인 제네시스 G70의 등장 이후 존재감을 잃어버린 스팅어가 2019년형 모델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24일 '2019년형' 스팅어를 출시했다. 디자인 고급화와 고급 사양의 대거 적용에도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또 스팅어 전용 커스터마이징 패키지가 추가됐다.

스팅어는 지난해 5월 23일 국내 최초의 고성능 스포츠세단을 표방하며 등장했다. 기아차는 'KIA' 영문 엠블럼 대신 알파벳 'E'를 형상화한 독자 엠블럼을 스팅어에 부착하면서 고급차 제품군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시장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8영업일 만에 2000여대의 예약고를 올렸다.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한지 7영업일 만에 340대가 팔려나갔고, 이후 신차효과에 힘입어 월 1000대 이상씩 판매됐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격시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모델로, 스팅어보다 사양과 제원이 앞선다는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와 제네시스는 두 차종을 출시하기 전, 포지셔닝에 차이를 두며 소비자 분산을 기대했다. 스팅어가 장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그란투리스모(GT)을 지향한다면, G70은 D세그먼트에 포지셔닝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다.

하지만 두 차종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파워트레인도 동일하게 구성, 차별화에 실패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형제차'로 인식됐다. G70와 스팅어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가격격쟁력을 각각 내세워 판매 경쟁에 나섰지만, 소비자는 G70의 손을 들어줬다. 올 들어 G70은 꾸준히 월 1000여대씩 팔리고 있다. 반면 스팅어는 G70의 절반 수준인 월 500여대 판매를 밑돌고 있다.

기아차 2019년형 스팅어

스팅어가 시장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자 기아차는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2019년형 스팅어는 디자인 고급감을 제고하기 위해 리어 LED 턴시그널 램프, 심리스 플로팅 타입 8인치 내비게이션, 6칼라 인테리어 무드조명 등 신규 사양을 채택했다. 또 리얼 알루미늄 콘솔 어퍼 커버와 메탈 인서트 도어 가니쉬, 블랙 스웨이드 소재의 헤드라이닝 등 3.3 터보 엔진(T) 모델에만 적용되던 고급 디자인 사양을 2.0 터보(T) 모델과 2.2 디젤 모델로 확대 운영한다.

3.3 T 모델에는 강한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유채색 계열의 '마이크로 블루 칼라'를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전자식 변속기 노브,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고급 편의 사양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고 서버형 음성인식 시스템 '카카오 i'가 적용된 UVO 3.0 서비스가 새롭게 추가돼 모든 스팅어 고객에게 5년간 기본 제공된다.

천연가죽시트, 동승석 파워시트·워크인 디바이스, 전동식 세이프티 트렁크 등 기존 상위 트림 위주로 적용된 고급 편의사양을 엔트리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컴포트 패키지'를 도입했다. 실연비 개선을 위한 에코 코스팅 중립 제어 시스템 (2.0T·3.3T에 적용), 개선된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 등도 적용됐다.

또 기아차는 외장 부품에 리얼 카본 소재와 실내 곳곳에 최고급 소재인 알칸타라 섬유를 적용한 '리얼 카본 앤 알칸타라 패키지'와 독일의 고급 스포츠 휠 메이커인 BBS사의 19인치 휠 등이 포함된 '드레스업 패키지' 등 커스터마이징 패키지를 추가했다.

2.0T와 2.2 디젤 모델의 플래티넘 트림부터는 운전자의 체형을 분석해 최적의 착좌 자세를 찾아주는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 스팅어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3.3T 모델은 기존 두 가지 트림을 하나의 트림으로 통합하고 고객의 선택률이 높은 첨단 지능형 안전 기술인 '드라이브 와이즈'를 기본화했다.

2019년형 스팅어의 판매가격은 2.0T 모델은 3570만~3840만원, 2.2 디젤 모델은 3790만~4090만원, 3.3T 모델은 트림이 단일화되면서 5030만원으로 책정했다.

2.0T 모델과 2.2 디젤 모델은 기존 모델과 비교할 때 60만~70만원 인상됐다. 3.3 T 모델의 가격은 150만원 올랐지만, 드라이브 와이즈를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100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실인상가는 5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연식변경을 거치며 사양을 대폭 강화했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G70보다 앞선다. 현재 시판되는 G70의 가격은 3750만~5410만원으로, 스팅어가 200만~400만원 가량 더 저렴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고 많은 고객들이 스팅어의 프리미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급 사양 적용 범위를 크게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며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스팅어의 상품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판매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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