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도 주목 받고 있다. <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표방하자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이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사회와 금융당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관련 작업을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은행 체제만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주사 전환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 작정이다. 특히 '비은행' 부문을 확대해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에 우리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판도가 흔들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은행법상 출자한도가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하면 출자여력이 130%까지 늘어난다.

우리은행의 경우 현재는 4조원의 출자 제한을 받는다. 이마저도 기존 출자금을 제외하면 7000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즉, 은행 형태를 유지한 상황에서는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70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는 순간 우리은행의 출자 여력은 7조원으로 10배가 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M&A시장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증권업으로의 진출을 공언했다.

이에 우리은행이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리라는 전망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2001년 '우리금융지주'로 금융지주 체제를 갖췄던 적이 있다. 하지만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 보험 등을 매각하고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며 비금융지주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은 지주사 해체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우리투자증권을 NH투자증권에 매각하면서 증권업에서 물러났지만 우리종금은 유지하며 지금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우리종금은 지난해 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우리은행의 자회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또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면 추가금을 지출하지 않아도 금융투자업 인가를 획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종금도 최근 "증권사 전환을 포함한 중장기적 발전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은 승인 전례가 없다는 점, 국내 유일의 종금사라는 메리트가 있다는 점으로 미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뉴스투데이DB>

하지만 우리종금의 증권사 변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종금사가 증권사로 전환된 사례가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윤영주 금융위원회 자본과 사무관은 "개별회사에서 확실한 연락이 와야 판단을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우선 자본시장법 상 종합금융회사와 증권사에게 적용되는 조항이 다르다"며 "만약 신청이 들어온다면 12조 및 이하 규정의 상세한 조건을 따져 증권사 전환 인가를 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통 증권사 인가를 받으려면 우선 금융위에 접수해 금융감독원의 서류 심사를 받고 난 뒤,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며 "절차가 복잡하고 적용 조항이 다른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은행이 국내에서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유일 종합금융사인 만큼 내부적으로는 해당 사업에 대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금사는 증권중개업무와 보험 업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새로운 종금사의 설립이 불가능하다.

만약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새로운 증권사를 사들여야 하는데 현재 매물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업 자체가 몸집이 크다보니 M&A에 대한 선택지도 적은 편이다"라며 "이에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향후 종합금융업 인가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증권업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시도할 것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종금 주가는 증권사로의 전환 기대를 품고 요동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전일대비 29.77% 상승한 10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해당한다.

이에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종금 주가 폭등에 작전주 등 우려가 일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