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삼성전자가 1975년 6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43년 만에 첫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50대1 비율 발행주식 액면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5일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 된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도 끝내 불참했다.

액면분할된 신주권 상장은 5월 4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발행주식의 1주당 가격은 기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된다. 삼성전자 주식을 250만원에 한 주 사서 가지고 있는 주주는 액면분할로 5만원 짜리 주식 50주를 보유하게 되고, 주당 가격이 2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삼성전자 주식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던 투자자들은 분할 이후 주당 5~6만원에 삼성전자 주식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는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대표이사 회장, 신종균 대표이사 부회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발행주식 액면분할과 정관변경 ▲재무제표 승인 ▲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다뤄졌다. 권 회장은 이번 주총을 끝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권 회장은 주총에서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회사의 경영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이며,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회사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새로운 출발을 할 때 라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월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계속 와병중인데다, 그룹의 실질적 경영자인 이 부회장까지 이른바 '최순실 사태' 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권 회장은 직급상으로 삼성 내 가장 선임자 역할을 해왔다. 

권 회장이 지난 10월 초 퇴진 선언을 하면서 이미 인사 논의에 물꼬가 트였던 상황으로, 삼성은 앞서 경영퇴진 의사를 밝힌 권오현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수 부재 속 회사 발전에 기여한 예우를 갖춘 바 있다. 권 회장의 퇴진으로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이날 상정됐다.

이날 주총을 마지막으로 퇴진하는 권 회장은 “일선서 한 발 물러서지만, 회사와 임직원 모두 철저한 준비와 도전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주 여러분과의 소통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주주 여러분의 성원과 임직원의 헌신으로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15위, 보스턴 컨설팅 그룹 선정 최고혁신기업 5위, 인터브랜드사 발표 브랜드가치 6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이러한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할 것”임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2017년 총 9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고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의 절반도 소각했으며, 2017년 총 배당은 5조80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2020년까지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에 중점을 둬 배당이 대폭 증가될 예정이며, 50대 1의 액면분할을 승인받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주주중시 정책을 공고히 하기 위해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했고,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은 심의를 거쳐 주주 여러분들과 소통하겠다”며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즈) 부문장 사장(59) ,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사장(56) ,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사장(56) 등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했다. 50대 3인 체제의 구축으로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들 3인은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사내이사 4인 체제를 구성했던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의 자리를 메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60대인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등 3대 부문장을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등 50대 사장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한편, 지난달 5일 서울 고등법원은 전현직 삼성임원들의 뇌물죄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의 집행 유예가 편파적인 판결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대법원은 지난 7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의 주심을 조희대 대법관으로 결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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