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유료방송시장(IPTV·SO·위성방송) 재편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케이블TV(SO)업계 1위 CJ헬로의 매각설 진화, 합산규제 유지 공론화 움직임 등이 나타나면서 시장 재편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케이블TV업계가 IPTV사업자인 이동통신 3사의 주도로 연내 합종연횡을 가속화 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들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브로드밴드)이 케이블TV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데다, 합산규제가 6월 27일 자연스럽게 소멸된다는 것을 전제로 오는 하반기 케이블TV 인수합병(M&A) 등 시장 재편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게 한 제도다.

연초까지는 6월 13일 지방자치선거 등과 맞물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합산규제 일몰 연장 및 케이블TV 권역 폐지’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게 점쳐져 왔다. 신 의원은 지난 2016년 11월 케이블TV 권역 폐지와 유료방송 합산규제 유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계류 중이다.

하지만 최근 CJ헬로가 LG유플러스의 당사 인수 추진설을 부인하고 자사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데다, 케이블 TV업계는 “KT가 케이블TV 인수 시 유료방송시장 경쟁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악화되므로, KT가 구조개편을 주도하면 안된다”며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합산규제는 일몰되어선 안되고 기간이 몇 년이나마 연장돼야 한다”며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로 인한 시장 독과점 문제를 방지하려면 법안 일몰 이전에 존치를 위한 법률 개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는 6월 합산규제 조항이 예정되로 일몰될 시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 KT(지난해 상반기 기준 30.45%)는 케이블TV 인수 추진에 나설 수 있다.

여기에 지난달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설 조회 공시 요구에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SK텔레콤 또한 “케이블TV와 통신이 같이 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LG유플러스가 인수를 하든 SK텔레콤이 하든 산업 발전 관점에서는 (인수전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때문에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 등 이동통신사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통신결합 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케이블TV 인수전이 올해 6월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LG유플러스가 CJ헬로 대신 딜라이브와 HCN의 인수 추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유료방송시장 재편 가능성 거론에는 지난해 케이블TV의 매출이 IPTV에 처음으로 역전당했으며 가입자 수 차이도 100만명에 불과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케이블TV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자사 가치를 높이는 등 위기 타개 방안으로 이동통신 3사와의 인수합병을 고려한다는 ‘케이블TV 위기설’이 불거졌다. 

‘2017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수는 2014년 말 1467만6658명, 2015년 말 1442만4155명, 2016년 말 1450만9116명을 기록했다. 1400만명대에서 가입자 수가 정체를 보이고 있다. 

IPTV의 가입자는 2014년 말 1063만7291명에서 2015년 말 1232만820명, 2016년 말 1356만8456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케이블TV와 IPTV의 가입자 수 격차는 약 100만명이다. 이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IPTV의 가입자수가 케이블TV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매출액에서는 2016년 말 IPTV가 케이블TV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케이블TV 매출액은 2014년 말 2조3462억원, 2015년 말 2조2590억원, 2016년 말 2조1692원억으로 소폭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반대로 IPTV 매출은 2014년 말 1조4872억원에서 2015년 말 1조9088억원, 2016년 말에는 2조4277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블TV의 하락세 직면, 가입자 흡수와 아울러 유·무선 결합 상품까지 판로를 넓히려는 이통3사의 행보 등이 업계 구조재편설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 됐다. 

최근 딜라이브 매각이 개시되고 딜라이브는 매각을 위해 여러 회사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또 티브로드, CMB, HCN 등 대부분 케이블TV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인수할 수 있는 잠재적 매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정작 케이블TV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매각 의사를 밝힌 곳은 현재로선 딜라이브가 유일하다. 또 LG유플러스와 인수합병설에 휘말렸던 CJ헬로가 자사 경쟁력 강화 및 외형 확장을 위해 딜라이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인수의 대상이 아닌 인수의 주체가 될 가능성을 남겼다.

또 케이블TV가 캐시카우인 만큼 관련 시장의 외형 감소에도 모회사들이 쉽게 매각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CJ헬로는 2016년 7월 SK텔레콤(브로드밴드)과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의 늑장 심사와 합병 불허로 타격을 입으며 2016년 연간 기준 429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이보다 앞선 2015년 영업이익은 1050억원, 지난해 영업이익은 7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증가세를 나타냈다. 티브로드는 2014년 1574억원, 2015년 1434억원, 2016년에는 1063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점차 줄어들고는 있으나 10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지속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정체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정체일뿐 큰 낙폭을 보이는 상황은 아니다”며 “또 IPTV와 케이블TV가 각각 절반가량 씩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만큼 당장의 시장 구조 재편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합산규제의 일몰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 합산규제 유지 및 연장을 위한 행보들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는 “CJ헬로의 현금창출 동력이 충분한데도 이전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에서 가입자당 45만원을 상회했던 금액이 현재에는 25만원대까지 떨어졌다”며 ​​​​​​“CJ헬로 입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매력적인 협상 대상이 아닌 데다, 유료방송 시장 구조재편을 장기적인 사안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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