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사진제공=기아차>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기아자동차 모닝이 안전성을 강조한 일명 '통뼈경차' 마케팅으로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을 평정했지만, 정부의 안전성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모닝은 국토교통부의 안전성 평가 결과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국내 소비자의 경우 경차를 구매할 때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17일 국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닝은 2017년 KNCAP(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에서 3등급을 받아 최하위에 머물렀다. KNCAP는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하는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이다.

모닝은 종합 77.1점을 받았다. 같은 기간 안전도 평가가 이뤄진 총 11개 차종 중 꼴찌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충돌안전성 50.5점(만점 60점), 보행자안전성 16.0점(25점), 사고예방안전성 10.6점(15점+2점)이다.

특히 모닝은 정면 충돌 시 운전석과 조수석 탑승객이 머리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열등 등급'을 받았다. 어린이 충돌 안전성 조사에서도 씁씁한 성적표가 쥐어졌다. 부분 정면 충돌 시 운전석 뒷좌석에 앉은 어린이의 흉부 부위와 측면 충돌 시 운전자 뒷좌석 어린이의 머리 부위가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면 충돌은 여성 인체 모형이, 어린이 충돌은 어린이 인체 모형이 탑재됐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상의 정도가 더 큰 여성 운전자의 인체 모형과 어린이 인체 모형에 대한 충돌안전성 평가를 신설했다.

모닝의 2017년 KNCAP 조사 결과 <사진캡처=KNCAP>

기아차는 지난해 초 6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올 뉴 모닝을 출시하며 차세대 경차 플랫폼을 적용해 '통뼈' 차체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모닝은 초고장력 강판(AHSS·인장강도 60kg/㎟급 이상) 적용 비율을 기존 22% 대비 2배인 44%로 확대했다. 구조용 접착제는 기존 8m 대비 증가한 67m를 적용했고 차체 충돌시 변형량을 개선한 충돌 보강형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했다.

또 모닝의 천정 강도는 기존(4.3) 대비 14% 향상된 4.9를 기록했다. 천정 강도는 전복 등 상황에서 차량 중량의 몇 배까지 견디는지를 평가한다.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변형 정도를 평가하는 비틀림 강성도 기존(13.9) 대비 32% 향상된 18.4를 달성하며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성'을 갖췄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특히 경차 특성상 여성 운전자가 절반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기아차는 모닝에 '레이디 트림'을 신설하며 여성 고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통뼈' 마케팅 효과와 여성 고객의 지지 덕에 모닝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총 7만7437대가 팔리며 경차왕에 등극했다.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한국지엠주식회사 스파크는 같은 기간 4만7244대 판매에 그쳐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모닝의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경차 1위' 자리는 위태로워 보인다. 모닝과 달리 스파크는 KNCAP 1등급을 획득했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스파크는 2016년 실시된 KNCAP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 스파크의 종합 점수는 87.7점으로, 충돌안전성 62.5점(만점 65점+2점), 보행자안전성 16.9점(25점), 주행안전성 8.1점(10점), 사고예방안전성 0.2점(1점)이다.

스파크는 충돌안전성 평가 결과, 대체로 경미한 부상 수준인 우수와 양호 등급을 받았다. 다만 스파크는 2열 안전도 평가는 실시되지 않았다.

스파크 <사진제공=한국지엠>

일각에서는 2016년에 비해 지난해 안전도 평가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에 모닝과 스파크를 비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가 기준이 바뀌어서 모닝이 불리한 결과를 받았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2016년 기준으로 모닝을 다시 조사하더라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여성 운전자와 자녀 등 어린이 승객 비중이 높은 경차는 안전이 최우선으로 꼽힌다"며 "모닝의 안전도가 낮게 평가된 만큼,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기아차 관계자는 "KNCAP 3등급 평가 결과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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