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뉴타운 반대로 동네가 산산조각이 났다. 이후 지구단위 지정에도 3년간 방치돼 낮에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주거 환경이다."

수년째 뉴타운 사각지대에서 방치돼 온 서울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재개발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용산구 서부이촌동이 뉴타운 반대 논리의 희생양이 된 것에 이어 4년째 서울 도심 한가운데 방치되면서 행정과 치안의 사각지대가 됐다.

지역 주민 안모씨는 "최근 집값이 오르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수십년째 불안과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며 "200여 세대가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부이촌동은 한 때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의 한 축이었으나 2013년 계획이 무산되면서 2015년 가까스로 단독 개발이 가능해진 지역이다.

이촌로 왼쪽에 위치한 중산 시범아파트와 이촌 시범아파트, 미도연립 등 아파트 단지로 이촌1동(동부이촌동)과는 달리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네다.

동부이촌동과 서부이촌동 사이에는 서울역으로 향하는 철로가 있는데 당시 통합개발 계획은 철도기지창 부지 44만㎡와 서부이촌동 부지 8만㎡를 합쳐 총 52만㎡의 땅에 주상복합과 상업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뉴타운 반대 구호를 내걸며 개발이 무산됐다. 반대론자들은 "무분별한 개발 사업으로 인한 폐해를 없애겠다"는 구호를 내세웠으나 결국 D등급의 위험한 시설에서 불안에 떨어가며 살아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20여회의 주민설명회를 거치면서 2015년에서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용적률은 300%를 적용 받아 특별계획구역으로 재건축 사업이 이 지역은 또다시 3년간 방치되면서 행정과 치안의 사각지대가 된 상황이다.

아파트는 한 눈에 봐도 지은 지 30여년이 족히돼 보이며, 지붕에는 비가 새고 비닐로 바람을 막고 사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윗집 벽체를 타고 흘러드는 빗물과 배수관에서 새는 생활오수로 쾌적한 환경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시행사 파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여러가지 사업이 좌초됐다"고 주장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주민들이 정치 논리에 휘말려 고생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이촌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을 놓고 단지별로 찬반을 물어 결정하겠다는 발상이 틀렸다"며 "결과적으로 분리개발 추진문제가 터져나와 상황이 더 복잡하게 얽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문제는 재개발은 취소돼도 삶은 계속된다는 점"이라며 "평당 호가가 1억원도 넘을 수 있는 지역에서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없어 참여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궁색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 포기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 상처만 남았다는 점이다.

미도연립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분쟁으로 서로가 싸우기만 하다보니 재개발을 위한 조합도 제대로 자리 잡히지 못하고 반쪽짜리 재건축에 상처만 남았다"며 "국제업무지구와 함께 이 지역을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했다면 이 같은 결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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