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기아자동차가 올해 '회심의 역작'으로 선보인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출시 3~4개월간 유지되는 신차효과가 끝난데다가 형제격인 제네시스 G70의 출격이 판매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기아차에 따르면 스팅어의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내수 총 판매량은 5667대다. 월별 판매대수는 5월 370대, 6월 1322대, 7월 1040대, 8월 711대, 9월 765대, 10월 741대, 11월 718대다. 

출시 3개월까지 만해도 스팅어의 기세는 무서웠다. 2700여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8월부터 700여대 수준으로 떨어진 판매량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9월부터 판매량은 3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다.

10월은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축소돼 전체적인 판매가 부진했다. 때문에 정상 영업일로 운영된 11월 기아차 전 차종의 실적은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스팅어는 예외였다. 오히려 전월보다 판매가 줄었다.

스팅어가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당초 목표했던 '연간 8000대 판매' 목표 달성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현재 스팅어의 판매 목표 달성률은 71%다. 올해 남은 한 달 동안 2333대를 팔아치워야 '빵빠레'를 울릴 수 있지만, 월평균 810대가 팔리는 점을 고려하면 물 건너간 셈이다.

스팅어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는 신차효과가 끝난 점을 들 수 있다. 신차효과란 새로운 자동차(완전변경, 부분변경, 신형)가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려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통상 3~4개월 가량 유지된다.

스팅어는 신차효과를 3개월도 채 누리지 못했다. 5월 말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됐던 만큼, 첫 달 판매대수는 370대에 그쳤다. 이후 6월과 7월 두달만 월 판매 1000대를 넘겼을 뿐이다.

지난 9월 출시된 제네시스 G70도 변수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증형 럭셔리 세단 G70은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장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그란투리스모(GT)을 지향하는 스팅어와는 포지션이 다르다.

하지만 스팅어와 G70은 플랫폼을 공유했고 파워트레인도 동일했다. 가격대는 스팅어가 3500만~5110만원, G70이 3750만~541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어 고객층이 겹쳤다. 

G70의 판매량은 9월 386대, 10월 958대, 11월 1591대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스팅어보다 2배 더 팔렸다. 최근 3개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G70이 2935대로, 스팅어(2224대)보다 700여대 앞선 상황이다.

스팅어의 시장 반응은 기대보다 뜨겁지 않지만, 국산차 최초로 고성능차 시장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다. 나름대로 획기적인 도전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기존 고성능차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수입차 위주로 형성돼 있었다. 이미 그들만의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만큼, 스팅어의 신규 진입은 쉽지 않았다.  

기아차는 스팅어에 '론치 컨트롤(정지 상태에서 폭발적인 스타트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을 적용해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 4.9초를 달성했다. 론치 컨트롤은 페라리, 포르쉐 등 초고성능 스포츠카에 장착된다. 또 '브레이크 쿨링 홀(주행 중 브레이크 냉각을 위해 언더 커버에 공기 유입을 원활하게 해주는 에어가이드)'을 최초 적용, 브레이크 디스크 냉각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고급 수입 고성능차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스펙을 갖췄음에도 불구,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는 국산차 최초이자, 기아차 최초의 고성능차"라며 "기아차의 모든 디자인 역량과 기술력이 집약된 스팅어는 국산 고성능차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향후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