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세정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BMW코리아가 중형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3세대 뉴 X3'를 출시했다.

독특하게도 BMW는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대신 SAV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만큼 강력하고 역동적인 오프로드 성능에 자신 있다는 표현이다.

SAV는 'X시리즈'로 불린다.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Xcountry)'에서 따왔다. 'xDrive'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뜻한다.

신형 X3는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모델로, 고급스럽고 역동적인 디자인,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탁월한 주행 성능과 첨단 주행보조 기술 옵션이 특징이다.

2003년 첫 론칭된 X3는 전 세계에서 160만대 이상 팔렸다. 나름 BMW의 인기 모델.

X3의 국내 시장 반응은 '낫 베드(Not bad)'다. 연간 1800여대씩 판매된다. BMW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못 미치지만, SA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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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16일 BMW 성수전시장에서 열린 '뉴 X3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시승차는 3세대 X3 xDrive 30d M스포츠패키지. 시승 코스는 서울 성수전시장에서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세종 천문대까지 약 200㎞ 구간이다.

신형 X3의 외관은 날렵하고 당당하게 변했다. 긴 보닛과 전면부의 짧은 오버행 등 완벽한 비율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710mm, 1890mm, 1670mm다. 2세대와 차체 크기 변화는 없다. 하지만 휠 베이스는 이전 세대보다 50mm 늘어난 2864mm다.

전면부 인상은 더욱 또렷해졌다. BMW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키드니 그릴(콩팥 모양)은 기존보다 커졌다.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그릴과 연결돼 일체된 느낌이 강했던 헤드램프는 육각형 디자인으로 변신하며 그릴과 완전히 분리됐다. 또 최신의 LED 기술이 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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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휠베이스가 확장되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뒤로 갈수록 밑으로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속도감이 느껴진다.

후면부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더욱 날렵하고 길게 디자인됐다. 입체감이 돋보인다. 트윈 머플러 팁은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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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브라운 컬러가 적절히 사용된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스티어링 휠은 M 스포츠 전용 휠이 적용됐다. 차체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크다.

직관성을 강조한 터치식 내비게이션은 좌우로 길어졌다. 주행 중 운전자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는 플로팅 타입의 모니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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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버튼식 키가 아닌, 디스플레이 키가 적용됐다. 2.2인치의 터치스크린으로 차량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등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진 만큼, 금새 익숙해진다.

손동작으로 내비게이션이나 사운드 조작이 가능한 제스처 컨트롤 기능도 탑재됐다. 모니터 앞에서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빙빙 돌려봤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소리가 저절로 커졌다. 왼쪽으로 돌리니 소리는 다시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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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공간은 넉넉하다. 중형이라기보단 준중형에 가까운 차급이지만, 휠베이스가 늘어난 덕분에 걸리적 거리는 느낌 없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또 뒷좌석에는 롤러 선블라인드가 적용됐다. 기분 좋은 햇볕이 뜨거워질 때 창문 하단부에 숨겨져 있는 선블라인드를 쭉 잡아올리면 빛을 차단할 수 있다.

개별 폴딩이 가능한 40:20:40 비율의 등받이는 동급 최초로 전방 5도, 후방 6도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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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실을 때도 부담이 없다. 기본 적재공간은 550ℓ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최대 1600ℓ까지 늘어난다.

X3 최초로 적용된 3존 전자동 공조장치를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간 온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다.

신형 X3는 최신의 3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265마력, 최대 토크 63.3kg·m의 힘을 발휘한다.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와 BMW xDrive 인텔리전트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 시간은 단 5.8초에 불과하다.

온로드 구간에서부터 주행을 시작했다. 고속 구간에 도달하기까지 정숙한 주행을 이어나갔다. 넉넉한 토크는 여유감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깊지 않은 페달링에도 민첩하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M 스포츠 특유의 서스펜션 때문인지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했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충격을 충분히 흡수했다.

차량 이동량이 줄어든 구간에 접어들어 속도를 내봤다. 5.8초라는 제로백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가속감을 자랑했다. 이전 모델보다 공차 중량을 최대 55kg까지 줄여 경쾌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고속 주행 안정성에 감탄을 자아냈다. 가속 페달을 꾸욱 밟아봤다. 빠르게 속도를 올려나갔지만 불안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체감 속도는 실제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껴졌다. 사이드미러 쪽에서 들리는 풍절음만이 속도를 가늠케 해준다.

코너링 구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약간의 쏠림은 있었지만 부드럽게 코너 구간을 빠져나갔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 모드, 컴포트 모드, 에코 모드로 구성됐다.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실제 주행감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변화다.

디젤 엔진에서 비롯되는 소음은 없었지만 핸들을 통해 '덜덜덜' 진동이 다소 느껴졌다.

이날 시승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오프로드 코스. 왜 SUV가 아닌 SAV인지 직접 보고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구간이었다.

BMW는 산길과 자갈밭, 모랫길, 수로 등 다양한 코스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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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초입 구간부터 당황의 연속이었다. 거침없이 흩날리는 흙먼지에 시야 확보가 전혀 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과 발 끝을 통해 전해지는 감각에 집중했다.

울퉁불퉁한 자갈밭을 통과하는 동안 차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러다 타이어가 터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날카로운 길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탑승자의 신체 흔들림은 적었다. X3는 네 바퀴에 힘을 고루 배분하면서 꿋꿋이 길을 헤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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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난코스는 바퀴가 헛도는 모랫길이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순간 바퀴가 빠지기 때문에 일정한 속도로 전진해야 했다. 모랫길을 빠져나오는 동안 놀이기구 '디스코 팡팡'을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 튕김이 심했다. 바퀴가 밀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xDrive 기능 지원으로 전천후 주파했다.

급경사 구간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X3는 최대 19.4도까지 등판할 수 있다.

최대 50cm까지 도강할 수 있는 X3를 몰고 강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실제 강물의 높이는 30cm 미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길을 헤치고 나가는 X3는 늠름했다.

도로 위 날렵한 주행을 선보인 X3였지만, 오프로드 구간에서도 빼지 않았다. 오히려 정통 오프로더처럼 매력을 한껏 뽐냈다. 다이내믹하고 액티비티한 주행감에 반하고 말았다.

신형 X3의 판매가는 X3 xDrive 20d M스포츠패키지 6870만원, X3 xDrive 20d xLine 6580만원, X3 xDrive 30d M스포츠패키지 8360만원, X3 xDrive30d xLine은 8060만원이다. 신형 X3 xDrive 30d xLine은 내년 초 국내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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