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소재 KTB투자증권 본사 사옥<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김채린 기자] 올해 8월 '갑질 논란'으로 화두에 올랐던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최근 미술품 구매 등 개인 목적 출장에 회사 자금을 사용, 횡령·배임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권 회장이 10여개가 넘는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사실이 들어나 문어발식 사업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배당세를 면제받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권성문 회장은 기업양수도주선 회사인 한국기업투자와 부동산매매업을 하는 통유니버스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이외에도 권 회장은 서비스업 회사인 주식회사 통의 99.79% 달하는 지분을 갖고 있다.

권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통유니버스는 다시 하위에 100%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펀트리 △제주유니버스 △크리에이티브통 △스마트인피니 △해우리 △캠프통 △캠프통유니버스 등을 소유하고 있다. 소위 대기업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사용하는 문어발식 사업인 것.

지분 100%를 소유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를 갖는다. 그러나 이면에는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지분을 100% 보유하면 배당세를 전면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유니버스로 연결된 회사들은 각기 다른 업종이다. △펀트리 게임개발 및 공급 △제주유니버스 부동산매매업 △크리에이티브통 서비스업 △스마트인피니 서비스업 △해우리 서비스업 △캠프통 광고대행업 △캠프통유니버스 관광숙박업 등이다. 또 통유니버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통은 크리에이티브통제주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앞서 통유니버스는 지난해 말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던 크리에이티브통과 크리에이티브통제주의 지분을 100%로 끌어올렸다. 크리에이티브통과 크리에이티브통제주는 2015년 통유니버스에 돌연 종속됐고, 당시 두 회사에 대한 통유니버스의 지분율은 97.9%였다.

특히 통유니버스는 지난 2012년 6월 27일 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올해 4월 26일 기준 권 회장이 10만4000주(100%)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권 회장이 통유니버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12년 이래, KTB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이 곤두박질친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2013년 404억원, 2014년 534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빚었다.

이 와중에 KTB투자증권은 2014년 통유니버스에 가치 1억원을 지닌 도메인 주소를 팔기도 했다.

권 회장을 둘러싼 구설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8월 개인 출자로 만든 회사의 직원을 발로 차고 폭행해 ‘갑질’의 아이콘이 됐다. 피해 직원에게는 외부 발설 금지를 빌미로 확약서를 받고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건네기도 했다.

최근에는 횡령·배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3월 현장 검사를 벌여, 권 회장의 횡령·배임 등과 관련된 정황을 9월초 검찰에 알렸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TB투자증권 본사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권 회장의 혐의는 횡령, 배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이다.

내부 갈등도 겪고 있다. 권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이 KTB투자증권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은 금융권 내 공공연한 사실이다.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지주 출신인 이병철 부회장은 지난해 7월 KTB투자증권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후 지속적으로 회사 지분을 늘려왔다. 올해 8월에도 무려 네 차례에 걸쳐 9만 8012주를 매수하면서 같은 달 29일 현재 보통주 기준으로 KTB투자증권 지분 14.0%를 보유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최대주주는 보통주 20.22%와 우선주 10.0%를 보유한 권성문 회장이다. 이런 가운데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측근이었던 이병철 부회장을 배후조종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KTB투자증권 측은 이 부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경영권 분쟁이라면 권 회장이 방어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 압수수색으로 권 회장의 형사 처벌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권 회장의 대표이사 자리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이 권 회장의 횡령·배임과 관련,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 최악의 경우 금감원이 횡령·배임을 제재하면 권 회장은 대표이사 직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한편, 배당세 면제와 관련 KTB투자증권 측은 "100% 보유 최대주주에게 배당세를 면제해 주는 것은 당국의 2중과세 방지를 위한 적법한 혜택"이라며 "통 그룹 전체 계열사를 다 합쳐도 자본금 100억이 되지 않는 작은 회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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